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7 – 계림….^^

2008. 4. 28. (월) Day 7

AM 8:15
이번에 탄 기차는 너무 덜컹거린다. 밤새 잠을 많이 깼다. 일어났는데 놀랍게도 열차가 어제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마도 기차 선로 모양 때문에 어느 역에서 기관차만 떼어서 반대쪽에 기관차를 달고 가는가보다. 계림까지 6시간 남았다.

아침은… 롼워칸 옆에 딸린 식당칸에 가서 먹었는데 주방장이 먹으라고 하는 음식을 시켰는다. 면발은 우동인데.. 닭고기가 가득했다. 너무 느끼해서 반 정도 먹다가 그냥 나왔다. 먹는 도중에 기차가 한 역에 서길래 당장 달려나가서 콜라를 사왔다. 도착할 때까지 사사기를 다 읽어야지.

AM 10:40
심심하다. 아직 4시간이나 더 가야 한다.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 그리고 사우나에도 가고 싶다. 어제 상해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땀이 범벅이 되었는데 씻지도 못하고 그냥 자고 일어났다. 아침에 세수와 양치는 대충 했는데 까치집이 된 머리는 어쩔 수 없다. 그냥 물을 찍어 발라서 폈다.

PM 1:30
계림에 거의 다 와간다. 승무원이 표를 바꿔 주었다. 중국 기차는 침대칸 같은 경우에 대해서만 알지만.. 객차마다 차장이 있다. 기차에 탈 때 차장은 차표를 다 걷는다. 그리고 카드를 하나 준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침대로 와서 카드를 가져가고 다시 표를 돌려준다. 이를 “환표”라고 한다. (중국어 발음도 거의 “환표”에 가까워서 승무원이 환표 어쩌고 하면 그냥 표를 주거나 카드를 주면 된다.) 덕분에 내려야 할 역에 한 밤중에 도착하더라도 못내리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PM 11:20
Giggling Tree 게스트 하우스. 이곳은 네덜란드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고 손님들도 모두 서양인이다. 이곳에 체크인하고 뜰에서 쉬고 있는 손님들과 주인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까 계림역에서 내리고 바로 매표소로 가서 한 30분 줄을 서서 난닝행 기차표를 끊었다. 처음으로 스스로 기차표를 끊는 건데 잘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 게다가 표를 끊고 나오니 바로 양슈오(Yangshuo)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탔다. 이 버스는 시내를 천천히 돌며 태울 사람을 다 태운 후에야 양슈오로 향했다. 양슈오로 가는 길에 점점 멋진 산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인가.. 우연히 과학 잡지에서 계림이란 곳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 계곡, 산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을 계기로 오게 되어서 좋다. 양슈오에 도착한 후 빨리 PC방을 찾아야 했다. 뭇을 곳인 Giggling Tree의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를 또 잊어버려서.. 다행이었다. 인터넷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아서 전화번호를 메모한 뒤 택시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5 – 상해 둘째날.. Walking Tour

2008. 4. 26. (토) Day 5

PM 2:40
하루 종일 걸었다. 상해에서의 두 번째 날 무얼 할까 고민도 못해봤는데.. 민박집에 있는 Lonely Planet을 빌려서 거기 있는 프랑스 조계와 구 시가지 Walking Tour를 했다.

아참..! 어제 밤 이야기를 하자면.. 어제 커피를 마시고 민박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먹을 때까지 2시간 동안 웹 서핑, 사진 옮기기, 일기를 컴퓨터에 타이핑하기 등을 하고.. 저녁을 먹고 외탄 야경을 보러 나왔다. 상해 외탄의 야경은 정말 멋졌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산책을 했다. 삼각대도 가져가서 멋진 야경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런데.. 지하철로 인민광장역까지 와서 8호선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이미 막차가 지나간 뒤였다. 상해 8호선은 9:30에 막차가 있었다. 미처 서울 생각에 이렇게 일찍 지하철이 끊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으려고 지하철역 안내 데스크에 물어본 후 3번 출구로 나와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택시가 안잡힌다. 어느 쇼핑 센터 앞에 있는 택시에 물어보니 50원을 달라고 한다. 어이가 없었다. 지하철로 2정거장밖에 안하는데.. (상해 택시 기본 요금은 11원) 택시 기사와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아저씨가 타라고 한다. 일단 됐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오토바이도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저씨를 찾았다. Laoximen까지 가는데 20원이라고 했다. 그래도 좀 비싼 것 같아서 15원으로 깎은 후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았다. 멀리 Laoximen역과 이마트가 보일 때 얼마나 반갑던지.. (사실 그때 밤 늦은 시간이라 약간 무서웠나보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건 잘한 것 같다. 돈을 아낀 건 둘째 치고 어렵게 살아가는 중국인 아저씨의 낡은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지저분한 헬멧을 같이 쓰고 열심히 달리면서 안되는 중국어로 몇마디라도 이야기 나눈 것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같은 방을 쓰는 한국인 아저씨와 앞집의 발 마사지 가게에 가서 25원에 피로를 풀고.. 방에 들어와서 푹 쉬엇다.

오늘은..?
아침에 같은 방 아저씨로부터 또 좋은 정보를 얻었다. 나의 다음 목적지인 계림 (Guilin)에 대한 정보와 양슈오 (Yangshuo)의 지도를 받았다. 덕분에 숙소도 일반 도시인 계림에서 양슈오의 멋진 시골 호스텔로 바꾸었다. 아침을 먹고… Lonely Planet에 나온 프랑스 조계지 Walking Tour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Shanxi Nanlu 역으로 갔다. 2시간 동안 지도를 보며 우아한 거리 풍경들을 감상하며 걸었다. Lonely Planet을 너무 따라한건지.. 책에 소개된 러시아 정교회 옆의 Grape 식당으로 들어가서 책에 소개된 Menu를 주문해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은 혼자서 중국 음식을 주문할 용기가 안난다. 쇠고기와 튀긴 꽈배기를 야채와 함께 데리야끼 비슷한 소스에 볶은 요리를 시켜서 콜라와 함께 먹었다. 27원.

점심을 먹고 나와서 나머지 남은 Walking Tour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예원이란 곳으로 갔다. 상해에서 택시는 처음 탄다. 예원 주변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이런 분위기가 싫었다. 거만한 모습으로 어슬렁거리며 물건들을 뒤적거리는 파란 눈의 관광객들.. 어떻게 보면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겠지만 일단 그 지역을 나와서 상해 구 시가지의 Walking Tour를 시작했다.

곧 재래시장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아무렇게나 걸어놓은 털 벗겨진 오리들. 신기한 과일들로 가득한 가게. 노점상에서 음식을 팔고 사먹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뭔가 사람들이 몰려있으면 어김없이 가서 어깨 너머로 구경하고, 너무 재미있고, 나도 여기선 그냥 평범한 중국인이고 싶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었는데 앞으로의 일정상 어쩔 수가 없다. Suit case에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

곤충과 새, 고양이, 강아지, 물고기 등을 파는 시장에 들어갔다. 구경을 하다가 커다란 앵무새를 쓰다듬는 한 아저씨에게 허락을 받고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필름 카메라라서 확인은 안되지만 처음 찍은 중국인 portrait 사진이 엄청 기대된다.

Portrait 사진을 많이 찍고 싶은데… 특히 중국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얼굴을, 그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흰 머리와 사회 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색 외투를 입은 모습을… 하지만 나도 상대방도 겁이 너무 많다. 나도 사진기를 들이대거나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을 꺼내기가 두렵고 그분들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즉시 눈을 피해버린다.

구 시가지 Walking Tour 도중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길을 잃었다. 알고 보니 민박집 근처. 역시 이마트에 와서 KFC에 앉아 삥카페 (냉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벌써 1시간째. 팔이 아프군.. 이제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다.

PM 7:00
지금 난 상해의 가장 높은 진마오 타워의 Observation Deck에 와있다. 황푸강과 푸둥, 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서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1시간 넘게 앉아서 일몰을 천천히 즐겼다. Sonny Clark의 색소폰 재즈 음악을 들어며…

상해는 참 아름다운 도시다. 내가 가봤던 중국의 어느 다른 도시들 보다 상해가 가장 아름답다. 중국 인민들의 삶, 그들의 미래도 상해의 풍경처럼 활기 넘치고 비전이 가득하며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상해의 한 시장 골목길..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건물.. 지금은 교회가 아니다.

혼자서 지도 한장 들고 상해 프랑스 조계 Walking Tour 도중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밥, 콜라 포함 3천원 정도.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 내부. Lonely Planet에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예뻤음~

다시 Walking Tour를 시작.. 상해 전통 방식으로 염색을 하는 곳을 발견했다.

염색 공장 마당에 널어 놓은 염색된 옷감들.

염색 공장 전시실 안으로 들어왔다.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이쁜 창가에 앉아서 물 마시면서 잠시 쉴 수 있음.

진마오 타워 observatory deck에서.

해지기 전의 푸둥 전경. (진마오 타워)

진마오 타워에서 본 상해의 야경.. 진마오 타워에는 해지기 전인 4시쯤 올라가서 구경을 하다가 5시쯤 서쪽을 향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천천히 구경하는게 좋다. 비록 의자나 이런건 없지만.. 난간에 걸터앉아도 편하기만 함..^^ 여기서 2시간동안 일몰도 보고.. 일기도 쓰고..

진마오 타워에서 내러와서.. 홍콩 누들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 누들 자체는 맛있었는데 다 먹고서 파리 한마리가 있는걸 봤다는..ㅡㅡ;

상해 지하철역에 이렇게 크게 지하철 역명이 써있다. 인민광장역..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4 – 상해… Shanghai…

2008. 4. 25. (금) Day 4

기차에서 잠을 깼다. 어제 중국인 아줌마께서 중국말을 많이 가르쳐주셨다. 저녁엔 청도에서 샀던 신라면 컵라면이랑 바나나로 저녁을 때웠다. 저녁을 먹고… 노트북으로 영화 “첨밀밀”도 보고.. 오대원 목사님의 책 “두려움의 집에서 사랑의 집으로”도 다 읽었다. 지금은 오전 9시 30분.. Shanghai까진 2시간 정도 남았다.

기차가 역도 아닌 곳에 자주 선다. 다른 기차들 길 비켜주려는 것 같은데 한번 서면 10분은 기본이다. 한국 같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법도 한데 중국 승객들은 정말 여유롭다. 아무 안내 방송 없이 기차가 15분, 20분을 그냥 서 있어도 침대에 누워서 자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책, 신문을 보는 등.. 각자 자기 할 일을 한다. 뭐 이런 건 2001년 중국에 처음 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 같다.

PM 3:20
상해 이마트 1층에 있는 뚜레주르…
기차가 상해역에 도착해서 내린 후 지하도로 내려가니 바로 지하철 입구가 있었다. 3원을 내고 차표를 사서 민박집이 있는 Lao Xi Men 역에서 내렸다. 상해 지하철은 잘 되어 있어서 갈아타는 법도 쉽다. 영어 Sign도 많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니 바로 EMART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돌아 아파트 입구로 들어간 뒤 9층으로 올라갔다. 민박집도 쉽게 찾았다. 민박집에 와서 Guilin(계림)행 기차표를 받고 방에 짐을 풀고 숙박비 잔금 82원을 계산했다.

잠시 쉬다가 나와서 급한대로 이마트 1층에 있는 KFC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나왔는데 길거리에서 한 식당 아저씨가 토끼 한 마리의 가죽을 벗기고 있었다. 그러더니 큰 가위로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르더니 손으로 내장을 다 끄집어 낸다. 토끼라는 동물이 순식간에 음식 재료가 되는 순간이다. 왜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걸까.. 저 토끼를 요리한 음식을 먹으래도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민박집에서 얻은 지도를 들고 임시 정부 청사를 찾아갔다.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렸다. 걸으면서 본 상해의 구 시가지는 청도와는 모습이 많이 달랐다. 뭔가 중국적인 특색이 별로 없는 청도에 비해 이곳은 정말 매력적인 골목과 기와지붕, 낡은 창문, 그리고 아무렇게나 걸어놓은 빨랫감으로 가득하다.

임시 정부 청사에 가니 역시나 하나투어 버스가 여러 대 서 있었다. 청사 안에 입장료 15원을 내고 들어갔다. 말로만 듣던 이곳을 와보다니..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무얼 하며 살았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이기적인 본성 때문에 한 기회 잡았다면 친일파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김구, 이승만… 이 분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봤다. 특히 서울에서의 마지막 주일날 “우리”지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기사가 나왔는데.. 대한민국 초창기에 주셨던 그분의 특별한 은혜를 지금 우리는 감사는 커녕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는건 아닐까..

기차 안에서 오대원 목사님의 책 “두려움의 집에서 사랑의 집으로”를 다 읽었다. 책을 보며 내 여행의 자세를, 특히 현지인을 대하는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민족적, 문화적 우월감, 그리고 적대심, 일단은 거리를 두고 접근하는 마음 모두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한 이런 마음을 모두 버리고 훌륭한 나라 중국을 방문한 겸손하고 작은 손님이자 나그네적인 자세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하나님이 나를 장차 보내실 곳, 그게 중국이든, 호주가 되든, 한국이든간에 사람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겠다고.. 오늘 상해 거리의 사람들은 정말 멋있어 보인다. 예전에 중국에 왔을 때는 조금 지저분해 보이고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임시 정부 청사를 나온 나는 역시 걸어서 골동품 거리로 갔다. 서울의 인사동쯤 되지만 파는 물건이나 건물들, 가게 풍경, 거리 모습들은 수십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물건을 사지는 않고 그냥 구경만 한 후 민박집 근처 Emart 1층에 있는 뚜레주르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커피값 18원.. 한국에 비해서는 좀 싼 편이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비싸게 느껴진다.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낡은 중국식 자전거 바구니에 노란 이마트 비닐 봉지를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중국의 아줌마 아저씨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나 뚜레주르 같은 것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한국의 국력이 이렇게 크구나.. 라고 생각을 할까..?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오대원 목사님의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나 중국인들이 갖고 다니는 삼성 핸드폰, 현대 소나타를 보는 건 한국의 국력이 아니라 단지 한국 기업의 능력일 뿐이고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정말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국력은 중국인을 마음에 품고 그들을 사랑하고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이 퍼져 나갈 때 비로소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민박집에서 저녁을 먹고 발 마시지도 한번 받고.. 저녁 야경 사진을 찍으러 삼각대 갖고 한번 나가 보려고 한다. 아.. 샤워도 좀 하고.. 여기 앉아서 창밖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기도하고 축복하고 있다. 이제 일어나야지..

난징 기차역에 서있을 때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기차 전광판을 찍었습니다..

중국 기차 잉워 (Hard Sleeper) 구성.. 맨 윗칸은 천장 때문에 누워있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맨 아래칸으로 표를 사야만..^^

상해 임시 정부 청사 정문 앞에서..

상해 임시 정부 청사 안..

당시에 사용하던 태극기

골동품 거리에서 본 공산 혁명 시대의 인형들

마작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 여가라기 보다는 돈이 오가는 도박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민박집 바로 앞에 있는 이마트

상해 외탄의 야경. 왼쪽에 있는 타워가

외탄 야경...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2 – 바다 위에서…

2008. 4. 23 (목) Day 2

AM 9:00
밤새 잠을 설쳤다. 객실이 뒤쪽이라서 그런지 엔진 소리도 너무 크고 엔진 돌아가는 충격이 침대로 다 전달된다. 기차 같으면 천천히 덜컹거리는 리듬에 더 잘 잠이 들텐데…

아침 7시쯤 일어났다. 어제 못했던 사우나에 갔다. 어젠 비도 맞고 찝찝해서 사우나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문을 닫아버렸다. 여객선 안의 사우나는 예상보다 정말 좋았다. 보통 사우나 하면 어두운 곳에 백열등이 켜지고 습기가 자욱한 그런 분위기지만 여긴 수평선이 보이는 커다란 통 유리 창문이 있어서 상쾌한 아침 햇빛이 가득했다. 게다가 손님이 나 혼자라서 너무 기분 좋게 목욕을 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며.. 목욕을 하고 레스토랑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역시 바다가 보이는 커다란 창문 옆에서.. iPod으로 Bob Marley의 음악을 들으며..

어제는 날씨 때문에 그리고 막상 떠난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겁이 났지만 지금은 날씨도 정말 좋고 기분 좋게 목욕을 해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이제 50분만 있으면 도착인데 창 밖으로 육지는 보이지 않는다. 사방을 둘러봐도 수평선뿐이다. 이 우주에 이런 별이 또 있을까.. 완벽한 그분의 솜씨에 그저 놀랄 뿐이다. 이런 걸작품을 멋진 배에서 편안한 소파에 앉아 통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나는 세상에 얼마 안 되는 행운아 중에 한 사람인 것 같다.

잠깐 갑판에 나갔었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서 있을 수도, 숨을 제대로 쉬기도 힘들다. 하긴.. 배 속도가 대충 40~50km/h는 되어 보이는데 이정도 바람은 거의 태풍 수준이겠지..

배에서 하루밤을 지내고 아침에 일어나서 먹은 아침 식사..

갑판 위에서..

내가 사용한 3등 선실 내부 모습.. 3등칸은 침대칸과 온돌방이 있습니다.

배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다가 문득..ㅡㅡ;

배가 칭다오 항구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칭다오 여객 터미널에서 입국 심사를 받고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칭다오 시내 맥도날드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콜라를 Large로 시켰는데 이런 컵에 나왔어요.. 거의 1리터정도는 될듯한..ㅡㅡ; 그런데 콜라를 마시다가 문득 든 생각.. 빨대가 컵에 built-in이었는데 그럼 빨대를 대충 씻어서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건가..?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1 – 청도행 여객선에서…

2008. 4. 22 (화) Day 1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에서 Qingdao행 배에 올랐다. 편도 10만원으로 중국에 갈 수 있다니…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 반도 국가 한국을 떠나본다. 아직 배는 출항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 오후 6시니까 한 시간 후에 배가 출발한다. 여행 첫날부터 참 힘들다. 밖에는 비가 온다. 우산을 suit case에 넣어놔서 꺼낼 겨를도 없이 비를 맞았다. 배에 탑승할 때는 앉아있던 벤치에 여권을 놓고 갔다가 한 중국인이 다급하게 달려와서 건네주기도 했다. 첫날부터 실수라니. 위동항운의 국제 여객선은 참 크다. 셔틀버스를 타고 배에 탑승하러 가는데 타이타닉 생각이 났다. 타이타닉 영화에서는 극적으로 배표를 따고 환호하면서 배에 오르는 잭과 친구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 그런데 난 그다지 기분이 상쾌하진 않은 듯 하다. 비도 오고.. 막상 여자 친구를 두고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배에 타서 한 시간 정도 여자 친구와 통화했다. 배가 육지에서 멀어지면서 감이 멀어지고 말이 안들릴 때까지 통화했다.

배로 여행하는 것 생각보다 좋다. 역시 아는 사람이 같이 여행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지도를 봤다. 내가 가야 할 수천 킬로미터의 처음 시작. 병무 신고도 하지 않고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육로로 왕복하는 어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이 어이없는 여행.. 이 여행을 통해서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봐야 할 것, 해야 할 것들을 보고, 하게 하실 하나님 한 분만 붙들어야지..

밖엔 계속 비가 온다. 갑판에 나가 보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배가 조금씩 흔들리는데 비행기가 가끔씩 흔들리는 정보인가.. 아무튼 뱃멀미 걱정은 없을 것 같다. 화장실에는 이상한 변기가 있다 분명 모양은 변기인데 엄청 크다. 알고 보니 멀미 전용 변기이다.

지금은 밤 10시.. 이제 슬슬 침실에 가서 책이나 봐야겠다.

떠나는날.. 인천항으로 가기 위해 집 앞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 입구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 내부

인천에서 칭다오까지 가는 배표 사진..^^

내가 타고 갈 위동항운의 여객선

배 갑판 위에서.. 여기서 꽤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했음..

배가 갑문을 지나 먼 바다로 나가는 모습

유라시아 육로 횡단 여행 출발 D-5…. 여권과 비자

출발 날짜가 다가온다. 출발전 10일간 무얼 해야 할지 다 계획표를 만들어놨었는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날짜가 다가오면서 괜히 일을 너무 크게 벌려놓고 있는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 여행을 꼭 해야겠다고 확신을 얻었던 때의 첫 마음과.. 여행을 하면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설렌다는…ㅋㅋ

병역특례 소집 해제가 된 후에야 여권을 만들 수 있는줄 알았다. 음… 하지만 소집 해제(전역 날짜) 3개월 전 부터 여권을 만들 수 있다. (보증인이 필요 없는 일반인과 동일한 여권.. 10년짜리 복수 여권도 가능) 준비물은 “전문 연구/산업 기능 요원 복무 확인서” 병무청 사이트 www.mma.go.kr 에 가면 바로 출력해서 사용할 수 있다. 프린트한 복무 확인서와 여권용 사진 2장을 구청이나 시청 같은 여권 발급 기관에 가져가서 신청을 하면 3-4일 후에 “정상적인” 여권을 발급받는다…

내가 여행중에 입국해야 할 나라들이 대충 20개국에 이르다 보니 비자 발급 기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원래는 여행사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혼자 진행하려 했는데 그 많은 비자를 다 혼자서 받기엔 무리가 있을듯 싶어 우선 러시아, 중국, 인도, 캄보디아 비자를 여행사에 의뢰했다. 이것도 맡긴지 이미 3주가 지났는데 출발 전날 겨우 맞출 수 있을듯 하다. 국내 발급보다 오히려 동남아 국가에 가면 발급이 더 빠르고 쉬운 이란과 파키스탄 비자는… 방콕에서 이란 비자를 받고, 델리에서 파키스탄 비자를 받으려고 한다. 둘 다 1박 2일만에 한국보다 더 싸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어제는…^^
인터넷이 되는곳에서 신속한 화상 채팅을 위해서..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 없는… 꽂으면 바로 작동하는 웹캠을 샀다.
오늘은.. 갑자기 고장난 외장 하드 AS 받고… 오는 길에 썬크림과 오일 컨트롤 필름 (일명 기름종이..ㅎ)를.. 음.. 그저껜 작은 물티슈로 2통이나 샀다… 아무래도 여행할 때 땀이 많이 날듯 해서.. 이런쪽으로 많이 신경쓰이나보다.. 고장난 카메라 수리에.. 삼각대도 새로 사고.. 4개국 비자 발급까지.. 출발도 안했는데 이미 꽤 많은 돈이 들어가서 살짝 마음이..ㅠㅡㅠ

서울에서 포르투갈까지.. 비행기 안타고…

서울-인천-칭다오-상하이-라싸-카트만두-캘커타-바라나시-델리-이슬라마바드-테헤란-앙카라-이스탄불-아테네-베를린-파리-바르셀로나-리스본

다들 이상하게 생각한다. 심하면 미쳤다고…
서울에서 리스본까지 기차와 버스, 배만 타고 가는게 그렇게 이상한가..?
음.. 사실 2004년에 87년형 미쓰비시 웨건을 타고 12,000km를 운전하며 호주를 한바퀴 도는 어떻게 보면 정신나간 여행을 할 때도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호주 현지 사람들도 이런 여행은 부디 하지 말라는…ㅡㅡ;
지금 돌아보면 그건 분명 약간은 무모했던 여행 같다.
작은 마을이 나오기까지 서울-부산 거리를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 호주 대륙 사막 한 복판에서 20년 묵은 그 차가 서버리기라도 한다면… 음..
이번에 생각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도 좀 위험하긴 하다. 지구상의 위험한 분쟁 지역도 몇군데 지나가야 하고.. 숙소와 교통편이 미리 다 예약된 상태에서 가는게 아닌..
말 그대로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이 여권과 몇몇 나라의 비자… 그리고 인천-칭다오 배표 한장만 들도 일단은 떠나는 여행이다..

04년의 호주 여행때 난 여행도 여행이었지만 사람들을 만났다. 사막의 외진 마을에서 알콜과 마약에 완전히 묶여서 살아가는 애보리진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호주 대륙 한 복판의 작은 마을  Hughenden에서 그 사람들을 돕는 자가 되어야겠다는 결단까지..
어쩌면… 흔한 방법은 아니지만 여행은 내가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발견하는 그분과의 대화 통로일지도 모른다.
2001년 중국 비전 트립때도 난 사람을 만났다.
물론 이번에 생각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여행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만나게 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실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난 여행을 하면서 관광 명소, 맛있는 음식들만 찾아 다니는 그런 여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이야기하고..
혁명가 체 게바라가 학생 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 대륙을 여행한 것이 그에게는 단순한 관광이나 배낭여행이 아니라, 억압받고 질병으로 고통하던 인디오 사람들의 아픔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이런 방식의 여행은 내 인생에 있어서 쉼이라기 보다는 기회인것 같다.

인생에 다시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몇개월간의 휴식 기간.. 서울에 머물러 있는다면 난 정말 할 일이 많다..
아니…. 이곳에서 내가 섬겨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솔직히 여행을 가기가 싫다.
호주 준비를 위한 영어 공부는 어떻고… 지금 시점은 휴식 기간동안 영어 공부에만 매달려도 부족한 시기인데..
물질적인 문제도 걸린다.
그런데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난 이 여행 이야기를 준비에서 부터 모든 여정까지 전부를 홈페이지에 글로 남기기로 했다.
사실 귀찮고.. 여행중엔 안그래도 정신 없는데..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긴 여행을 하면서 무언가를 얻고 생각을하기 보다는 그냥 푹 쉬고 즐기는 여행이 되어버릴까봐..
하늘에서 그 분이 바라보고 계시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바라보고 있다면 매 순간 깨있고있는 여행을 할 수 있겠지..?^^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2)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2)
기차 여행 글 전부 보기





둘째날의 여정
- 아침 6시 순천에서 마산까지 가는 통근 열차 탑승
- 아침 9시 17분에 마산 도착해서 대구행 무궁화호로 환승
- 도중에 밀양역에서 내려서 부산행 무궁화호로 다시 환승
- 부산에 도착… 부산지하철을 타고 자갈치 시장 구경
- 오후 3시에 부산을 떠나는 영주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서…
- 약 5시간정도 후에 영주에 도착…





밀양에서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며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여행을 갔다온지 꽤 지난 지금 떠올려보면 그날 무슨 생각들을 그리 많이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짧으면 2시간, 길면 5-6시간씩 하루에 몇번을 기차를 타고 다녔으니 지루할만도 했지만 머리속은 이런저런 생각들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여행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등… 절대 지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맛있는것 반드시 먹어야 하는… 그런 전형적인 한국적 여행 일정도 아니어서 나에겐 정말 좋았던 기억이다.



#01_부산역에 도착한 기차. 어느새 행선지가 서울로 바뀌었다. 기차도 쉬지 못하는구나....




#02_부산역 광장에 나와서 길가는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부산역은 얼핏 보면 2006독일 월드컵 경기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보는듯 하다.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다시 영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기까지는 약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3시간의 시간동안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서 뭘 하면 좋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생각해봤다. 부산 하면 해운대, 광안리 같은 해변도 떠오르지만 그보다는 시간상 자갈치 시장에 가서 시장구경 하다가 점심먹고 다시 부산역으로 오면 딱 맞을것 같아서 자갈치 시장에 가기로 했다. 역시 기차만 타기로 한 것을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부산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까지 갔다.


#03_부산역 지하철역의 매표소 풍경





#04_부산 지하철 내부



#05_자갈치 시장에 도착했다. 안개가 자욱한 부둣가 모습



#06_일단 점심부터...^^ 5천원짜리 생선구이.. 회사 근처에도 이렇게 먹을 수 있는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07_자갈치 시장 풍경이다





#08_두번째 와보는 자갈치 시장. 상당히 바쁜 분위기...


자갈치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하며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에는 집에서만 쓰던 일기장을 갖고 와서 시간날 때마다 꼼꼼이 여행 일기를 쓰고 있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영주행 열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롯데리아에서 시원한 커피한잔을 하며 일기를 썼다.

#09_부산역 롯데리아에서 일기를 쓰다가... 이런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보면 여행할 때의 감정과 생각들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10_부산에서 영주로 가는 기차...


부산에서 영주로 가는 기차는 경부선을 타고 김천까지 갔다가 김천에서 영주까지는 60년대 지어진 경북선을 타고 간다. 시골 외가집 바로 앞을 지나는 기차길이 경북선이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 진한 추억이 있는 기차길… 사촌형과 함께 탐험을 한답시고 위험천만한 기차길 터널을 걸어서 건너간 적도 있다. 영주까지 가면서 역시 그 터널도 지났다. 그때 기차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지 기차가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어렸을 때는 경북선에는 주로 화물 기차와 비둘기호만이 다녔다. 통일호 이상의 기차는 다니지 않았는데 비둘기호와 통일호가 없어지면서 지금은 무궁화호가 부산-영주간을 왕복하고 있다.

#11_경부선을 타고 김천까지 왔다.






#12_김천을 지나서 경북선으로 들어서자 핸드폰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었다.





#13_눈에 익은 친근한 경상도 농촌 풍경... 경북선 구간에서는 기차길이 꼬불꼬불해서 기차가 도무지 속도를 내지 못했다.





#14_기차역 표지판도 옛날 모습 그대로이다.




#15_외가집이 있는 마을을 지나가는 순간이다.. 큰외삼촌의 코란도가 나오고 있다..^^



#16_영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갔다. 영주에 도착한 기차는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는것 같다.





#17_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영주역에 도착했다.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1)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1)
기차 여행 글 전부 보기




둘째날의 여정
- 아침 6시 순천에서 마산까지 가는 통근 열차 탑승
- 아침 9시 17분에 마산 도착해서 대구행 무궁화호로 환승
- 도중에 밀양역에서 내려서 부산행 무궁화호로 다시 환승
- 부산에 도착… 부산지하철을 타고 자갈치 시장 구경
- 오후 3시에 부산을 떠나는 영주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서…
- 약 5시간정도 후에 영주에 도착…




새벽 5시쯤… 순천역앞 여관방에서 눈을 떴다.. 전날 여행의 피곤이 채 가시지도 않은것 같다. 축구 평가전을 1시까지 보고 잤으니…
역앞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아침거리를 사들고 순천역에 들어갔다. 전날 도착했을때 역 스탬프를 받으려 했지만 밤늦게 혼자 근무하던 역무원이 스탬프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ㅡㅡ; 다음날 새벽기차를 타러 올테니 그때 꼭 찍어달라는 말을 했더니 역시… 아침에 가니 미리 스탬프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도장을 찍고 개찰구를 나가니 바로 앞 플랫폼에 마산행 통근열차가 통근열차 그 특유의 엔진소리를 내며 서있었다.

#01_새벽녘의 순천역 모습




#02_순천역에 대기중인 마산행 통근열차



#03_통근 열차를 이용하면 이렇게 꽤 먼 거리를 3600원에 갈 수 있다.




#04_순천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모내기한지 얼마 되지 않은 풍경엔 안개가 자욱하다.




#05_역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의 거의 없다.


#06_순천-마산간은 경전선이다. 시골 간이역이 꽤나 많다.



#07_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한다고 해서 경전선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철길은 60년대 완공되었다. 80~90년대만 해도 비둘기, 통일호의 천국이었을 것 같다.



#08_시골 기차의 풍경...


#09_순천을 떠난지 약 4시간 후 마산에 도착하고 있다.




#10_마산역 풍경




마산역에 도착했다. 마산역에서는 곧바로 대구행 무궁화호를 타야했기 때문에 역무원에게 역 스탬프를 일기장에 받고… 바로 기차를 다시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다. 시간이 되면 마산 합포만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텐데….

마산에서 부산까지 기차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대구행 기차를 탄 뒤, 밀양에서 내려서 다시 부산행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2003년인가 2004년에 통일호가 없어지기 전에는 마산-대구 구간은 통일호가 다녔었는데… 갑자기 통일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차 내음이 그리워진다~~


#11_마산발 대구행 무궁화호 열차...




마산-부산 표를 살 때 실수로 좌석 체크를 하지 않아서 그만 마산-대구 구간은 복도쪽 좌석을 받고 말았다.. 그런데 일단 기차에 타니 빈자리가 태반…. 내 자리를 떠나서 맨 뒷칸 맨 뒷자리에 배낭을 던져넣고 바로 기차의 맨 뒤쪽으로 나갔다. 발전차가 맨 뒤가 아니라 기관차쪽에 달려있어서 창밖으로 뒷쪽 풍경을 감상하면서 왔다..



#12_회사일... 복잡한 프로그래밍... 컴퓨터 모니터로 부터 떠났다는게 이제야 실감이 난다....





맨 뒤에 서서 뒷쪽 풍경을 보다가 다리가 아파 잠깐 자리로 돌아왔다. 바로 앞좌석의 한 아주머니가 차장에게 핸드폰을 충전해달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기차에 콘센트는 있지만 핸드폰 충전기까지는…. 배낭에서 내 충전기를 꺼내서 빌려드렸다. 음.. 내가 받은건 감사하다는 말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 쳐다보는듯한 눈빛…. 아주머니는 말없이 목례를 하고 충전기를 가져가 버린다…



#13_다시 뒷쪽으로 나왔다. 경부선과 합류해서 이제 KTX도 맞은편으로 지나간다. KTX를 보자 웬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한 묘한 느낌...





#14_밀양역에 도착했다. 밀양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가 10분 늦게 연착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벌었다. 역 광장에 가서 음료수 한잔 하며 쉬다가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다...^^




#15_밀양역 플랫폼에서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며... 초여름 햇살이 꽤 강하다.. 벤치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며 이생각 저생각...





부산가는 기차는 15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서울역에서 출발해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 그 기차는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고 가득했다. 피곤에 찌든 얼굴들… 기차가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했으니 그럴법도 한데 웬지 나까지 힘이 빠지는듯 했다. 사람이 많아 다른 좌석에 앉을 수가 없어 내 자리인 복도쪽 좌석에 앉아 일기장을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 부산 이후 일정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