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2 (화) Day 1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에서 Qingdao행 배에 올랐다. 편도 10만원으로 중국에 갈 수 있다니…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 반도 국가 한국을 떠나본다. 아직 배는 출항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 오후 6시니까 한 시간 후에 배가 출발한다. 여행 첫날부터 참 힘들다. 밖에는 비가 온다. 우산을 suit case에 넣어놔서 꺼낼 겨를도 없이 비를 맞았다. 배에 탑승할 때는 앉아있던 벤치에 여권을 놓고 갔다가 한 중국인이 다급하게 달려와서 건네주기도 했다. 첫날부터 실수라니. 위동항운의 국제 여객선은 참 크다. 셔틀버스를 타고 배에 탑승하러 가는데 타이타닉 생각이 났다. 타이타닉 영화에서는 극적으로 배표를 따고 환호하면서 배에 오르는 잭과 친구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 그런데 난 그다지 기분이 상쾌하진 않은 듯 하다. 비도 오고.. 막상 여자 친구를 두고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배에 타서 한 시간 정도 여자 친구와 통화했다. 배가 육지에서 멀어지면서 감이 멀어지고 말이 안들릴 때까지 통화했다.
배로 여행하는 것 생각보다 좋다. 역시 아는 사람이 같이 여행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지도를 봤다. 내가 가야 할 수천 킬로미터의 처음 시작. 병무 신고도 하지 않고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육로로 왕복하는 어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이 어이없는 여행.. 이 여행을 통해서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봐야 할 것, 해야 할 것들을 보고, 하게 하실 하나님 한 분만 붙들어야지..
밖엔 계속 비가 온다. 갑판에 나가 보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배가 조금씩 흔들리는데 비행기가 가끔씩 흔들리는 정보인가.. 아무튼 뱃멀미 걱정은 없을 것 같다. 화장실에는 이상한 변기가 있다 분명 모양은 변기인데 엄청 크다. 알고 보니 멀미 전용 변기이다.
지금은 밤 10시.. 이제 슬슬 침실에 가서 책이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