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5 – 상해 둘째날.. Walking Tour

2008. 4. 26. (토) Day 5

PM 2:40
하루 종일 걸었다. 상해에서의 두 번째 날 무얼 할까 고민도 못해봤는데.. 민박집에 있는 Lonely Planet을 빌려서 거기 있는 프랑스 조계와 구 시가지 Walking Tour를 했다.

아참..! 어제 밤 이야기를 하자면.. 어제 커피를 마시고 민박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먹을 때까지 2시간 동안 웹 서핑, 사진 옮기기, 일기를 컴퓨터에 타이핑하기 등을 하고.. 저녁을 먹고 외탄 야경을 보러 나왔다. 상해 외탄의 야경은 정말 멋졌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산책을 했다. 삼각대도 가져가서 멋진 야경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런데.. 지하철로 인민광장역까지 와서 8호선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이미 막차가 지나간 뒤였다. 상해 8호선은 9:30에 막차가 있었다. 미처 서울 생각에 이렇게 일찍 지하철이 끊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으려고 지하철역 안내 데스크에 물어본 후 3번 출구로 나와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택시가 안잡힌다. 어느 쇼핑 센터 앞에 있는 택시에 물어보니 50원을 달라고 한다. 어이가 없었다. 지하철로 2정거장밖에 안하는데.. (상해 택시 기본 요금은 11원) 택시 기사와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아저씨가 타라고 한다. 일단 됐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오토바이도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저씨를 찾았다. Laoximen까지 가는데 20원이라고 했다. 그래도 좀 비싼 것 같아서 15원으로 깎은 후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았다. 멀리 Laoximen역과 이마트가 보일 때 얼마나 반갑던지.. (사실 그때 밤 늦은 시간이라 약간 무서웠나보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건 잘한 것 같다. 돈을 아낀 건 둘째 치고 어렵게 살아가는 중국인 아저씨의 낡은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지저분한 헬멧을 같이 쓰고 열심히 달리면서 안되는 중국어로 몇마디라도 이야기 나눈 것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같은 방을 쓰는 한국인 아저씨와 앞집의 발 마사지 가게에 가서 25원에 피로를 풀고.. 방에 들어와서 푹 쉬엇다.

오늘은..?
아침에 같은 방 아저씨로부터 또 좋은 정보를 얻었다. 나의 다음 목적지인 계림 (Guilin)에 대한 정보와 양슈오 (Yangshuo)의 지도를 받았다. 덕분에 숙소도 일반 도시인 계림에서 양슈오의 멋진 시골 호스텔로 바꾸었다. 아침을 먹고… Lonely Planet에 나온 프랑스 조계지 Walking Tour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Shanxi Nanlu 역으로 갔다. 2시간 동안 지도를 보며 우아한 거리 풍경들을 감상하며 걸었다. Lonely Planet을 너무 따라한건지.. 책에 소개된 러시아 정교회 옆의 Grape 식당으로 들어가서 책에 소개된 Menu를 주문해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은 혼자서 중국 음식을 주문할 용기가 안난다. 쇠고기와 튀긴 꽈배기를 야채와 함께 데리야끼 비슷한 소스에 볶은 요리를 시켜서 콜라와 함께 먹었다. 27원.

점심을 먹고 나와서 나머지 남은 Walking Tour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예원이란 곳으로 갔다. 상해에서 택시는 처음 탄다. 예원 주변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이런 분위기가 싫었다. 거만한 모습으로 어슬렁거리며 물건들을 뒤적거리는 파란 눈의 관광객들.. 어떻게 보면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겠지만 일단 그 지역을 나와서 상해 구 시가지의 Walking Tour를 시작했다.

곧 재래시장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아무렇게나 걸어놓은 털 벗겨진 오리들. 신기한 과일들로 가득한 가게. 노점상에서 음식을 팔고 사먹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뭔가 사람들이 몰려있으면 어김없이 가서 어깨 너머로 구경하고, 너무 재미있고, 나도 여기선 그냥 평범한 중국인이고 싶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었는데 앞으로의 일정상 어쩔 수가 없다. Suit case에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

곤충과 새, 고양이, 강아지, 물고기 등을 파는 시장에 들어갔다. 구경을 하다가 커다란 앵무새를 쓰다듬는 한 아저씨에게 허락을 받고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필름 카메라라서 확인은 안되지만 처음 찍은 중국인 portrait 사진이 엄청 기대된다.

Portrait 사진을 많이 찍고 싶은데… 특히 중국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얼굴을, 그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흰 머리와 사회 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색 외투를 입은 모습을… 하지만 나도 상대방도 겁이 너무 많다. 나도 사진기를 들이대거나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을 꺼내기가 두렵고 그분들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즉시 눈을 피해버린다.

구 시가지 Walking Tour 도중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길을 잃었다. 알고 보니 민박집 근처. 역시 이마트에 와서 KFC에 앉아 삥카페 (냉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벌써 1시간째. 팔이 아프군.. 이제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다.

PM 7:00
지금 난 상해의 가장 높은 진마오 타워의 Observation Deck에 와있다. 황푸강과 푸둥, 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서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1시간 넘게 앉아서 일몰을 천천히 즐겼다. Sonny Clark의 색소폰 재즈 음악을 들어며…

상해는 참 아름다운 도시다. 내가 가봤던 중국의 어느 다른 도시들 보다 상해가 가장 아름답다. 중국 인민들의 삶, 그들의 미래도 상해의 풍경처럼 활기 넘치고 비전이 가득하며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상해의 한 시장 골목길..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건물.. 지금은 교회가 아니다.

혼자서 지도 한장 들고 상해 프랑스 조계 Walking Tour 도중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밥, 콜라 포함 3천원 정도.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 내부. Lonely Planet에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예뻤음~

다시 Walking Tour를 시작.. 상해 전통 방식으로 염색을 하는 곳을 발견했다.

염색 공장 마당에 널어 놓은 염색된 옷감들.

염색 공장 전시실 안으로 들어왔다.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이쁜 창가에 앉아서 물 마시면서 잠시 쉴 수 있음.

진마오 타워 observatory deck에서.

해지기 전의 푸둥 전경. (진마오 타워)

진마오 타워에서 본 상해의 야경.. 진마오 타워에는 해지기 전인 4시쯤 올라가서 구경을 하다가 5시쯤 서쪽을 향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천천히 구경하는게 좋다. 비록 의자나 이런건 없지만.. 난간에 걸터앉아도 편하기만 함..^^ 여기서 2시간동안 일몰도 보고.. 일기도 쓰고..

진마오 타워에서 내러와서.. 홍콩 누들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 누들 자체는 맛있었는데 다 먹고서 파리 한마리가 있는걸 봤다는..ㅡㅡ;

상해 지하철역에 이렇게 크게 지하철 역명이 써있다. 인민광장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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