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30 – 비오는 델리역

2008. 5. 21. (수) Day 30

PM 11:40
오늘 아침 7시에 뉴델리 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기차가 아무런 안내나 예고도 없이 3시간 넘게 연착했다. 게다가 델리엔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파키스탄 비자 신청 시간이 오전 11시 30분까지만 하기 때문에 10시 넘어서 도착한 상태에서 아무리 빨리 해도 못할 것 같았다.

빗 속을 지저분한 Main Bazzar St.를 걸어서 Smyle Inn 호텔에 왔다. 체크인을 하고 바로 나와서 오토릭샤를 타고 한국 대사관으로… 한국 대사관에서 추천서를 받아야만 파키스탄 비자가 쉽게 나온다고 해서 먼저 한국 대사관을 찾았다. 약간의 잔소리(?) – 왜 위험한 나라를 가려고 하는가…? – 를 듣고 어렵지 않게 추천서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걸어서 파키스탄 대사관을 찾아가니 이미 문을 닫은 상태… 기차가 연착해서 결국은 비자 신청을 못했다는 생각에 잠시 원망감이 들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늘의 첫 식사를… 그리고 호텔에 와서 정말 오랜만에 더운물 샤워를 했다. 인도에 와서는 처음이다. 너무 좋다. 아까는 원망스러웠지만 비가 온 덕분에 델리의 날씨는 정말 선선하다. 계속 이랬으면 좋겠지만 보통 델리는 40도는 기본으로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처음으로 땀을 하나도 흘리지 않음…

뉴델리 역에 가서 파키스탄 가는 날 국경 도시인 Amritsar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 창구에서… 인도 기차에만 있는 이 시스템이 참 고마울 뿐… 하지만 내일 Taj Mahal에 가기 위해 Agra행 열차표를 사려 했는데 Full이라고 한다. 여행사에 가서 어렵사리 표를 구하긴 했지만 가는 기차는 입석 (wait list) 오는 기차는 밤 12시 50분 기차다. 내일이 생일인데… Taj Mahal을 생일 선물로 삼아야지…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27 – 열차 안에서..

 

2008. 5. 18. (일) Day 27

 

AM 9:00
아침 6시쯤 일어났다. 지금까지의 기차 여행 중 인도 기차가 제일 넓고 편한 것 같다. 침대 sheet도 새 걸로 다 나눠주고 에어컨도 빵빵하다. 그리고 침대 밑에는 짐을 자물쇠랑 묶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중국이나 베트남에서와는 달리 같은 칸 사람들을 도둑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자물쇠로 묶을 필요 없이 마음껏 체인으로 묶을 수 있다.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게 싫다. 특히 인도는 완전 빤히 쳐다보는데 같이 노려봐줘야만 눈을 피한다.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그것도 웃는 표정이 아니라 무표정하거나 멍한 모습으로… 정말 싫어서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바라나시역

바라나시역

River Ganga

River Ganga

River Ganga

River Ganga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26 – Varanasi 가는날

 

2008. 5. 17. (토) Day 26

 

AM 8:20
오늘은 Varanasi로 가는 날이다. 기차는 밤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낮에는 Kolkata 시티 투어를 한다. 아침에 15루피를 내고 Maratha라는 기름에 튀긴 빵과 Mixed Vegetables를 먹고 택시를 타고 West Bangal 주 관광 서비스 사무실에 와있다.

 

PM 8:25
시티 투어는 최악이었다. 에어컨이 안 나오는 버스 안은 완전 사우나 같았다. 바깥 온도가 40도가 넘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드라이기를 그냥 얼굴에 갖다 대고 뜨거운 바람을 퍼붓는 듯 했다. 버스 의자는 햇빛에 뜨겁게 달궈져서 너무 뜨거웠고.. 투어를 한다기 보다는 어디 끌려 다닌다는 말이 더 맞는 듯.. 버스 안 승객들도 외국인은 나 혼자고 모두가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인 듯 했다. 오전에 무슨 힌두교 사원만 돌아다니다가 점심때 빠져 나와 Varanasi에서 Delhi 가는 기차표를 끊으러 갔다.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앉아있으니 좀 살 것 같았다.

 

Varanasi에서 Delhi로 가는 기차표는 제 일정에 구하지 못하고 결국 하루를 지체하게 되었다. 기차표를 끊고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이 있는 Sudder St.로 왔다. 한시간 반정도 인터넷을 하고 호텔에서 짐을 찾았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짐을 갖고 내려오니 엄청난 비가 퍼붓고 있었다. 태국이나 인도나 비가 한번 오면 엄청나게 퍼붓는 것 같다. 몇 걸음 나가서 택시를 탔으면 좋았을텐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못나가고 있다가 길 전체에 물이 고이게 되었다. 결국은… Suitcase를 열어서 샌들을 꺼내고 양말을 벗어서 가방에 넣고… 완전 똥물 같은 그 빗물 속에 발을 담그고 걸어서 택시를 타러 갔다. 짜증이 극에 달했다. (인도 거리에선 평소에 어디서나 소변을 보고 여기저기 소 똥이 널려있다.) 기차역까지 가는 택시가 교통 체증으로 또 잘 가지 못하고… 기차역에선 자꾸 구걸하는 사람들이 달라 붙고 너무 짜증나게 만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도 짜증을 부렸다. 기차에 타서 생각하니 당연히 또 미안해진다. 이건 내 여행의 자세가 아닌데…

 

인도 기차는 깨끗하고 넓어서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내가 탄 에어컨 나오는 클래스의 경우이고 에어컨이 안나오는 일반 클래스는 정말 괴로울 듯 하다.

오늘의 아침 식사..^^ 약간 기름지다.

콜카타 시내.. 아침인데도 이미 35도는 훌쩍 넘어 버린듯..

이 사진을 어디서 찍었는지는 지금 기억이 잘 안난다.. 인도의 젊은이들.

콜카타 시내 투어 버스를 탔는데 나에겐 큰 의미 없는.. 이름없는 힌두교 사원들만 돌아다닌다..

이곳은 갠지스가 아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돌아다닐 기력도 없어서.. 지금은 너무 아쉽기만 함.

West Bangal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 버스 안은 인도 현지인들도 힘들어할 정도로 덥다. 장담하는데 섭씨50도 이상..!! 도저히 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닐 자신이 없어서 점심시간때 가이드에게 이야기하고 여행을 포기했다.

콜카타 시내 거리.

부탄과 콜카다를 연결하는 버스.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7 – 태국 국경 넘기

2008. 5. 8. (목) Day 17

PM 1:20
태국으로 넘어왔다. 1시 55분에 출발하는 방콕행 기차를 타기 위해 Aranyaprathet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중..

캄보디아에서 예상 외의 비용이 생겨서 $100 이상을 지출하고 말았다. 오늘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 8시에 바로 택시를 타고 캄보디아-태국 국경 마을은 Poipet으로 출발했다. 캄보디아의 도로 사정은 정말 좋지 않았다. 주요 국도인데도 비포장이 대부분이고 많은 곳이 공사중이었다. 이마도 4-5년 후엔 그래도 대부분 포장되지 않을까.. 지금 열심히 공사중이니깐..

국경에 와서 캄보디아 출국, 태국 입국 심사를 받고 태국으로 들어왔다. 중국-베트남, 베트남-캄보디아 국경과는 달리 서양인이나 동양인이 거의 없고 대부분 현지 사람들이다. 여기 기차역도 마찬가지..

날씨는 여전히 후덥지근하다. 그래도 내일 이란 대사관에 갈 수 있어 다행이다.

오늘 어버이날인데 그래서 어제 인터넷으로 꽃배달이라도 주문하려 했는데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결국은 포기했다. 대신 정성 들여서 Email 한 통으로 대신하기.

기차로 방콕까지 6시간 걸린다. 버스를 타면 훨씬 빨리 가지만 태국의 기차 여행을 경험하기 위해 기차를 선택했다..

PM 6:50
기차가 한 시간 늦게 왔다. 1시간이나 지연되는데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태국의 시골 간이역에서 2시간 넘게 기다려 방콕행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살짝 기대했지만 기차는 에어컨이 전혀 없었다. 모든 창문이 열린 채 도착한 기차에 올랐다. 솔직히 좀 힘들지만 이것도 나에겐 여행이 주는 또다른 즐거움인 것 같다.

기차는 모든 역에 다 서는 완벽한 완행 열차다. 음… 아까 기차라 출발하고 1시간 정도 달렸을 때 기차가 급정거했다. 창 밖을 보니 소들이 놀라서 도망가고 있었다. 뭔가 사고가 났단 직감이 들었다. 고개를 창 밖으로 내밀어 보니 역시 소 한 마리가 뒷다리가 완전히 부러진 채 누워있었다. 기차에 치였다. 숨이 붙어 있어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못일어 나는 모습이 많이 불쌍해 보였다. 반대쪽 창문을 보니 또 한 마리가 있는데 즉사했는지 네 다리를 쭉 뻗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기차 승무원이 소 사진을 열심히 찍고 나자 기차가 출발했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2시간만 더 가면 방콕이다. 샤워하고 싶고, 피곤하고, 입병이 다시 나서 몸이 좀 힘들다. 여행 시작 후 가장 많이 피곤을 느끼는 것 같다.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어나서 창밖을 찍은

Siem Reap에서 태국과의 국경인 포이펫을 향해 가는길.. 이런 트럭들이 정말 많다. 매연을 엄청 내뿜으며 달린다..

캄보디아의 1번 국도 (National Route #1)인데도 이렇게 비포장이 많다.

캄보디아-태국 국경. 태국쪽으로 넘어온 후 캄보디아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국경을 넘어서 툭툭을 타고 10분쯤 오면 방콕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기차역이 있다. Aranyaprathet (아란야프라텟)

방콕행 기차를 기다리는 몇시간동안... 역 앞에 있는 가게에서 점심을 사먹었다. Fried noodle.

이 기차역은 정말 조그만 시골 기차역이지만.. 동남아를 육로로 여행하는 overland travellers에게는 유명한 역이다. 왜냐..? 캄보디아와의 국경에 위치해있기땜에.. 실제로 방콕에서 도착한 열차에서는 꽤 많은 서양인들이 내렸다.

드뎌 방콕행 기차가 도착.. 40도를 넘는 푹푹 찌는 날씨에 에어콘이 있을까 살짝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모든 창문이 활짝 열린 채 기차가 도착했음.

기차가 역이 아닌곳에도 선다.

기차 내부. 승객은 많지 않다.

사람들이 창밖을 내다 보고 있다. 뭘 보고 있을까......

바로.. 기차에 치인 소를 보고 있었음.. 내가 앉아있던 좌석에서 창밖을 찍은 사진이다. 뒷다리가 완전히 부러진 소..

음.. 불쌍하다..

기차는 완벽한 완행열차라 거의 10~15분에 한번씩 역에 정차한다. 전형적인 태국 시골 기차역.

6시간정도를 달려서 겨우 방콕역에 도착했다.

방콕역 대합실 풍경. 2004년에도 한번 와본곳이라 눈에 익숙하다.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4 – 사이공 시내 당일치기

2008. 5. 5 (월) Day 14

AM 7:55
사이공에 도착했다. 아침 5시쯤에 일어나 세수와 양치를 하고 기차가 서기를 기다렸다. 하노이-사이공에서 잤던 이틀 밤 동안 꿈을 꾸었다. 첫날은 끔찍한 교통 사고를 목격한 꿈이었고 조금 전에는 한국에서 평소처럼 회사에 다니는 꿈이었다. 나보다 먼저 회사를 옮겼던 친한 동료 2명도 나와서 정말 평소처럼 생활하는 꿈이었다. 그런데 꿈에서 깨어 보니 덜컹거리는 기차 안. 조금 서글퍼졌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먼 땅에서 홀로 여행하는 것이 그리 쉬운 건 아니구나..

기차는 오전 5시 30분쯤 사이공역에 도착했다. 34시간의 기차 여행이 일단 끝났다.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오니 아침 6시 반. 아직 손님들이 체크 아웃 하지 않아 방이 없다고 10시에 다시 오라고 한다. 짐을 맡기고 나오니 PC방이 있길래 들어가서 여자친구와 메신저로 이야기했다. 1시간정도.. 2시간 빠른 한국에서는 여자친구가 이미 일어나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많이 보고싶다.

PC방을 나와서 아침 먹을 곳을 찾다가 여행사가 있어서 들어가서 내일 프놈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10. 6시간 거리 치고는 싼 편인 듯 하다. 내일 아침 8시에 출발하니까 오후 2시쯤엔 프놈펜에 가겠구나..

롯데리아를 발견했다. 베트남에는 온통 한국 것으로 가득하다. 거리의 자동차들도 거의 절반이 대우, 기아, 현대… 그리고 택시와 버스의 60~70% 정도는 한국산이다. 한국의 중고차를 수입해서 그냥 쓰는지 시청, 대공원 간다고 써 붙인 버스도 있다. 아무래도 대우 그룹의 영향이 아닐까… 궁금하다.

롯데리아에서 아침을 먹었다. 여기엔 햄버거뿐 아니라 밥도 판다.. 밥과 튀긴 치킨이 야채랑 함께 나오는 음식과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한국돈 3000원. 이곳 치고는 꽤나 호화스럽고 비싼 아침밥이다. 이 돈이면 3명이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수 있는데..

내일 캄보디아에 가면 Siem Reap에도 가볼까 한다. 앙코르 와트가 있는 곳이다. 사실 유명 관광지 쫓아다니는 여행은 안하려 했는데 일정상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캄보디아에서 하루를 더 투자하기로 했다. 프놈펜에서 Siem Reap 까지 보통 관광객들은 비행기를 타지만 메콩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갈 예정이다.

34시간을 달려 사이공 역에 도착한 기차

사이공역 대합실의 모습

사이공역

오토바이를 타고.. 사이공 강가에 왔는데 그다지 강이 아름답진 않았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지도를 보고 찾아서 사이공 시청에 갔다. 호치민의 동상을 보기 위해.

시장..

남베트남의 대통령 관저였던... Reunification Palace. 남베트남이 사용하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Reunification Palace 내부에 있는.. 남베트남 대통령이 사용하던 회의실..

Reunification Palace에서 바라본 정원과 정문. 베트남전 당시 호치민의 공산 북베트남군 탱크가 남베트남 대통령 관저였던 이곳의 저 철문을 뚫고 진입하면서 베트남전은 미국의 패배로 끝나게 되었다.

남베트남군이 사용하던 물품.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는 표시가 있다. 그리고 이 기기의 제조사는 모토로라.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로 나왔다. 신호 대기중 한컷^^

주유소에서..

시내 여러곳을 둘러본 뒤 한 카페에서 무선 인터넷으로 여자친구와 화상 대화를 하며 다음 여행지의 교통 정보를 정리하던 모습..

셀프..^^

사이공에서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다니던걸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한 서양인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는데.. 처음엔 날 오토바이 택시 호객꾼인줄 알고 얼굴 찌푸리고 됐다고 하던..ㅎㅎ 나도 관광객인데 사진 한장만 찍어달라고 하니 금새 웃으며 사진을 꽤 여러컷 찍어주었다.

저녁 먹으러 간 야시장에서.. 싱싱한 해물이..후후후..

해질녘의 사이공 시내.

베트남에서의 마지막날 저녁은 조금 화려하게 먹었다. 우선 쇠고기 쌀국수에 돼지고기 숯불 BBQ, 콜라. 한국돈으로 거의 6000원정도 들었다. 베트남에서의 가장 비싼 밥...^^

베트남 전쟁 종결의 순간

공산 북베트남 탱크가 남베트남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면서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패배로 끝났다. (사진: http://uktv.co.uk)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3 – 첫번째 중국 기차여행…

2008. 4. 24 (목) Day 3

청도는 많이 변하지 않았다. 2005년 1월.. 그때 주로 있었던 JUSCO, 맥도날드, 청도역 앞 바닷가 같은 곳들을 가봤다. 어제 청도 항구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민박집으로 왔다. 한국 사람은 조선족이 하는 민박들 덕분에 정말 편하게 중국 여행을 할 수 있다. 보통 1박에 100원, 아침, 저녁도 주고 기차표 예약까지 수수료 없이 해주니까..

어제 민박집에서 좋은 분들을 만났다. 한 명은 배에서 내 바로 아래칸 침대에 있었던 아저씨 (35살)인데 어제 민박집 앞에서 내려 서성이고 있는데 내게 말을 걸었다. 민박집을 찾느냐고.. 같은 민박이었다. 이분은 저녁때 식기도를 하는걸 봤다. 밥 먹고 이야기 나누며 한국 교회 이야기를 많이 했다. 교회와 정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보다는 중국에서 복음적인 크리스천 사람을 만난 것 자체가 위로가 되고 좋았다. 이분과 (아직 이름도 모름) 저녁엔 같이 발 마사지도 받았다. 양화진 100주년 교회에 다닌다는데 정말 좋은 분 같다.

또 민박집엔 어떤 노부부가 묵고 있는데 중국 여행에 거의 모르는게 없는 분들이었다. 내가 보기에 여유 있게 여행하며 아직 건강이 있을 때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즐기는 분들 같았다. 그 할아버지 노트북을 조금 손봐드렸다. 답례로 난 베트남 지도를 얻었다. 이분들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육로 여행을 하셨다고 하면서 정말 귀한 조언들도 많이 들었다. Nanning에서 Hanoi까지 버스로 가는 방법도… 사실 Guilin(계림)에서 하노이까지 기차가 일주일에 2번밖에 없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하루에도 수시로 있는 버스 이야기를 들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 역시 하나님은 만날 사람을 만나게 하시는 것 같다.

오늘 아침밥을 먹고 대충 짐을 싸놓고 진교 Peer라는 곳으로 왔다. 314번 버스를 타고.. 완전 만원 버스였다. 이곳도 2005년 1월에 왔던 곳이다. 많은 것들이 그대로이다.

있다가 오후 3시 30분에 Shanghai행 기차를 타야 한다. 다시 해보는 중국 기차 여행. 기대가 된다. 음… 점심은 100주년 교회의 그 형제와 12시에 민박집에서 만나서 까르푸 Food Court에서 먹기로 했다. 오늘 Xian으로 간다는데 헤어지기 전에 이름도 물어보고 사진도 한 장 찍어야겠다.

PM 3:50
조금 전 청도에서 상해로 가는 열차가 출발했다. 2001년에 탔던 기차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잉워 맨 윗칸 침대라서 조금 걱정했다. 1층이어야 짐도 지키고 할텐데… 그런데 6명이 같은 칸을 쓰는데 착한 아줌마 아저씨 부부와 늙은 노부부가 함께 있다. 나머지 1명은 좀 이상한 표정의 아저씨다. 조금 걱정된다…

아까 일기를 썼던 맥도날드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어떤 중국인 여자 2명을 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다. 실제 중국인이 성경을 펴놓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 본다. 표정도 몰래 훔쳐봤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다. 마치 천국에 있는듯..

같은 칸의 중국인 아저씨가 토마토 하나를 주셨다. 입이 아파서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받아서 먹었다. 시지 않고 상당히 맛있었다. 기차 안에서 스피커로 중국 노래가 나온다. 좋은 느낌이다.

중국 사람은 차 마시는 걸 정말 좋아한다. 우리 칸에 탄 사람들도 기차가 출발도 안했는데 온갖 종류의 차를 꺼내놓고 서로 나누어 마신다. 좋은 습관 같다.

Shanghai 도착 시간을 몰랐는데 중국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내일 오전 11시 10분 도착이라고 한다. (물론 종이에 적어서 가까스로 물어봤음.)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어떻게는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칭다오의 스카이라인

칭다오 진교 Peer에서 좀 이상한걸 파는 사람을 발견.. 아주 작은 비닐 주머니 안에 작은 금붕어 2마리를 넣고 열쇠 고리를 달아서 파는 모습.. 비닐백엔 Beijing 2008 올림픽 로고가 선명한데.. 중국 사람들에겐 아주 인기가 있는듯 합니다.. 이걸 본 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만..ㅠㅠ

중국인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 칭다오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칭다오 시내에 아주 흔한 자동차.. 3륜차인데 마티즈를 많이 닮음..

칭다오 기차역 앞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썼습니다..

일기를 쓰고선.. 지도를 보며 내가 갈 곳이 어디쯤에 있나 확인..

이름을 모르지만.. 같이 점심먹고 헤어지기 전에 찍은 사진..

칭다오 기차역은 현재 확장 공사중이라 임시로 시팡 (四方, Sifang) 역이 칭다오 메인 기차역 역할을 하는중..

시팡역 내부 전광판. 영어 표기가 전혀 되지 않아 좀 헷갈렸지만 타야 할 열차편명 코드만 잘 보면 어디로 가야할지 다 알게 됩니다.

칭다오 시팡역을 떠나 상해로 가는 K296편 열차표

기차 외부 모습..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2)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2)
기차 여행 글 전부 보기





둘째날의 여정
- 아침 6시 순천에서 마산까지 가는 통근 열차 탑승
- 아침 9시 17분에 마산 도착해서 대구행 무궁화호로 환승
- 도중에 밀양역에서 내려서 부산행 무궁화호로 다시 환승
- 부산에 도착… 부산지하철을 타고 자갈치 시장 구경
- 오후 3시에 부산을 떠나는 영주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서…
- 약 5시간정도 후에 영주에 도착…





밀양에서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며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여행을 갔다온지 꽤 지난 지금 떠올려보면 그날 무슨 생각들을 그리 많이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짧으면 2시간, 길면 5-6시간씩 하루에 몇번을 기차를 타고 다녔으니 지루할만도 했지만 머리속은 이런저런 생각들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여행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등… 절대 지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맛있는것 반드시 먹어야 하는… 그런 전형적인 한국적 여행 일정도 아니어서 나에겐 정말 좋았던 기억이다.



#01_부산역에 도착한 기차. 어느새 행선지가 서울로 바뀌었다. 기차도 쉬지 못하는구나....




#02_부산역 광장에 나와서 길가는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부산역은 얼핏 보면 2006독일 월드컵 경기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보는듯 하다.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다시 영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기까지는 약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3시간의 시간동안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서 뭘 하면 좋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생각해봤다. 부산 하면 해운대, 광안리 같은 해변도 떠오르지만 그보다는 시간상 자갈치 시장에 가서 시장구경 하다가 점심먹고 다시 부산역으로 오면 딱 맞을것 같아서 자갈치 시장에 가기로 했다. 역시 기차만 타기로 한 것을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부산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까지 갔다.


#03_부산역 지하철역의 매표소 풍경





#04_부산 지하철 내부



#05_자갈치 시장에 도착했다. 안개가 자욱한 부둣가 모습



#06_일단 점심부터...^^ 5천원짜리 생선구이.. 회사 근처에도 이렇게 먹을 수 있는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07_자갈치 시장 풍경이다





#08_두번째 와보는 자갈치 시장. 상당히 바쁜 분위기...


자갈치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하며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에는 집에서만 쓰던 일기장을 갖고 와서 시간날 때마다 꼼꼼이 여행 일기를 쓰고 있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영주행 열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롯데리아에서 시원한 커피한잔을 하며 일기를 썼다.

#09_부산역 롯데리아에서 일기를 쓰다가... 이런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보면 여행할 때의 감정과 생각들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10_부산에서 영주로 가는 기차...


부산에서 영주로 가는 기차는 경부선을 타고 김천까지 갔다가 김천에서 영주까지는 60년대 지어진 경북선을 타고 간다. 시골 외가집 바로 앞을 지나는 기차길이 경북선이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 진한 추억이 있는 기차길… 사촌형과 함께 탐험을 한답시고 위험천만한 기차길 터널을 걸어서 건너간 적도 있다. 영주까지 가면서 역시 그 터널도 지났다. 그때 기차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지 기차가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어렸을 때는 경북선에는 주로 화물 기차와 비둘기호만이 다녔다. 통일호 이상의 기차는 다니지 않았는데 비둘기호와 통일호가 없어지면서 지금은 무궁화호가 부산-영주간을 왕복하고 있다.

#11_경부선을 타고 김천까지 왔다.






#12_김천을 지나서 경북선으로 들어서자 핸드폰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었다.





#13_눈에 익은 친근한 경상도 농촌 풍경... 경북선 구간에서는 기차길이 꼬불꼬불해서 기차가 도무지 속도를 내지 못했다.





#14_기차역 표지판도 옛날 모습 그대로이다.




#15_외가집이 있는 마을을 지나가는 순간이다.. 큰외삼촌의 코란도가 나오고 있다..^^



#16_영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갔다. 영주에 도착한 기차는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는것 같다.





#17_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영주역에 도착했다.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1)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둘째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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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의 여정
- 아침 6시 순천에서 마산까지 가는 통근 열차 탑승
- 아침 9시 17분에 마산 도착해서 대구행 무궁화호로 환승
- 도중에 밀양역에서 내려서 부산행 무궁화호로 다시 환승
- 부산에 도착… 부산지하철을 타고 자갈치 시장 구경
- 오후 3시에 부산을 떠나는 영주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서…
- 약 5시간정도 후에 영주에 도착…




새벽 5시쯤… 순천역앞 여관방에서 눈을 떴다.. 전날 여행의 피곤이 채 가시지도 않은것 같다. 축구 평가전을 1시까지 보고 잤으니…
역앞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아침거리를 사들고 순천역에 들어갔다. 전날 도착했을때 역 스탬프를 받으려 했지만 밤늦게 혼자 근무하던 역무원이 스탬프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ㅡㅡ; 다음날 새벽기차를 타러 올테니 그때 꼭 찍어달라는 말을 했더니 역시… 아침에 가니 미리 스탬프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도장을 찍고 개찰구를 나가니 바로 앞 플랫폼에 마산행 통근열차가 통근열차 그 특유의 엔진소리를 내며 서있었다.

#01_새벽녘의 순천역 모습




#02_순천역에 대기중인 마산행 통근열차



#03_통근 열차를 이용하면 이렇게 꽤 먼 거리를 3600원에 갈 수 있다.




#04_순천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모내기한지 얼마 되지 않은 풍경엔 안개가 자욱하다.




#05_역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의 거의 없다.


#06_순천-마산간은 경전선이다. 시골 간이역이 꽤나 많다.



#07_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한다고 해서 경전선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철길은 60년대 완공되었다. 80~90년대만 해도 비둘기, 통일호의 천국이었을 것 같다.



#08_시골 기차의 풍경...


#09_순천을 떠난지 약 4시간 후 마산에 도착하고 있다.




#10_마산역 풍경




마산역에 도착했다. 마산역에서는 곧바로 대구행 무궁화호를 타야했기 때문에 역무원에게 역 스탬프를 일기장에 받고… 바로 기차를 다시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다. 시간이 되면 마산 합포만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텐데….

마산에서 부산까지 기차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대구행 기차를 탄 뒤, 밀양에서 내려서 다시 부산행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2003년인가 2004년에 통일호가 없어지기 전에는 마산-대구 구간은 통일호가 다녔었는데… 갑자기 통일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차 내음이 그리워진다~~


#11_마산발 대구행 무궁화호 열차...




마산-부산 표를 살 때 실수로 좌석 체크를 하지 않아서 그만 마산-대구 구간은 복도쪽 좌석을 받고 말았다.. 그런데 일단 기차에 타니 빈자리가 태반…. 내 자리를 떠나서 맨 뒷칸 맨 뒷자리에 배낭을 던져넣고 바로 기차의 맨 뒤쪽으로 나갔다. 발전차가 맨 뒤가 아니라 기관차쪽에 달려있어서 창밖으로 뒷쪽 풍경을 감상하면서 왔다..



#12_회사일... 복잡한 프로그래밍... 컴퓨터 모니터로 부터 떠났다는게 이제야 실감이 난다....





맨 뒤에 서서 뒷쪽 풍경을 보다가 다리가 아파 잠깐 자리로 돌아왔다. 바로 앞좌석의 한 아주머니가 차장에게 핸드폰을 충전해달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기차에 콘센트는 있지만 핸드폰 충전기까지는…. 배낭에서 내 충전기를 꺼내서 빌려드렸다. 음.. 내가 받은건 감사하다는 말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 쳐다보는듯한 눈빛…. 아주머니는 말없이 목례를 하고 충전기를 가져가 버린다…



#13_다시 뒷쪽으로 나왔다. 경부선과 합류해서 이제 KTX도 맞은편으로 지나간다. KTX를 보자 웬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한 묘한 느낌...





#14_밀양역에 도착했다. 밀양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가 10분 늦게 연착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벌었다. 역 광장에 가서 음료수 한잔 하며 쉬다가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다...^^




#15_밀양역 플랫폼에서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며... 초여름 햇살이 꽤 강하다.. 벤치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며 이생각 저생각...





부산가는 기차는 15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서울역에서 출발해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 그 기차는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고 가득했다. 피곤에 찌든 얼굴들… 기차가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했으니 그럴법도 한데 웬지 나까지 힘이 빠지는듯 했다. 사람이 많아 다른 좌석에 앉을 수가 없어 내 자리인 복도쪽 좌석에 앉아 일기장을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 부산 이후 일정은 다음에…^^

기차 전국일주 첫째날

2006년 6월, 2박3일의 기차 전국일주 여행 – 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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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의 여정
- 오후 1:30 용산역에서 장항행 새마을호 탑승
- 오후 4시쯤 장항역에 도착, 장항 선착장까지 도보로 이동
- 장항에서 군산으로 가는 도선 여객선을 타고 군산 선착장으로…
- 약 50분동안 걸어서 군산역에 도착
- 군산역에서 전주가는 기차를 타고…
- 전주에서 다시 순천행 열차로 환승.
- 밤 10시 순천 도착…!!





기차 전국일주의 첫째날은 오후 1시 30분에 용산에서 장항으로 떠나는 새마을호를 타고 시작했다. 오전에 교회에 갔다가 허겁지겁 용산역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표들을 사려고 했는데 구입 시한이 이미 지나버려서 모두 취소가된 황당한 일이…
결국 준비해온 시간표를 보고 다시 하나하나 기차표를 구입해야 했다. 다행히 자동판매기에서 표검색부터 신용카드 계산까지 다 되어서 무리없이 할 수 있었다.

#01_용산역을 떠나는 장항행 열차




#02_점심도 못먹고 기차에 탔다. 안양역을 지날때 쯤 기차 안에서 도시락을 사먹었다.


기차 안에서 사먹는 도시락… 가격은 좀 비싸지만 나름대로 먹을만하다. 하지만 나 때문에 내 주변에 온통 김치냄새가 퍼지는것 같아 너무 신경이 쓰였다. 웬만하면 밥은 먹고 기차에 타야할 것 같다. 아니면 간단하게 김밥으로 해결하던가….


#03_천안역을 지나 장항선으로 접어들었다. 광천 토굴 새우젓시장... 무슨 역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 광천역??



#04_천안에서 경부선과 장항선으로 갈라지는데 장항선은 선로가 정말 좁았다. 가끔가다 이렇게 집과 골목길 바로 옆을 지나갈 때도 있다.



#05_대천역을 지나고 있다. 바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06_대천역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이 내리고.... 이후 장항역까지 약 1시간동안은 거의 빈차로 갔다. 내가 탔던 칸에는 나 말고 한사람이 더 있었다.



#07_첫번째 경유지인 장항역에 도착하고 있다.


#08_용산발 장항행 새마을호 열차


#09_장항역의 모습. 장항선의 종착역이지만 역사는 작은듯... 70-80년대 역 건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듯 하다.


용산에서 떠난 기차가 장항에 도착했다. 이제 장항에서 군산까지 이동한 후 군산역에서 전주행 열차를 타야 한다. 장항과 군산은 금강 하구 바로 건너편이라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장항역에서 장항 선착장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장항읍내 풍경을 구경하며 천천히 선착장까지 걸어갔다.

#10. 선착장까지 가는 길은 전형적인 시골 읍내의 풍경이다. 웬지 386 세대에게 익숙할것 같은 풍경...^^



#11_읍내 어느 가게 앞에 묶여있는 개



장항 선착장에 도착했다. 장항항은 따로 있고 장항-군산간 도선 여객선 (일종의 셔틀)이 운항하는 선착장은 소규모로 따로 운영되고 있다. 선착장 안은 시골 버스 정류장 같다. 할아버지에게서 1500원짜리 군산행 도선표를 샀다.
장항-군산간 도선 여객선은 2006년 현재 (주)월명에서 운항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조만간 월명터널이 뚤리게 되면 아예 없어지게 될 것이라 한다.


#12_선착장에서 바라본 금강 하구.... 강 건너편이 군산 시내.


#13_군산까지 타고갈 배


#14_장항의 금강하구는 강이라기 보다는 바다다. 물도 바닷물이고 갑판 위에서 느껴지는 바다 내음도 정말 좋다~



군산 선착장에 도착했다. 장항쪽 보다는 사람도 많고 약간 번잡한 느낌… 걸어서 도로쪽으로 나왔다. 도로에 나오면 군산역 이정표가 어딘가에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하나같이 군산역은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너무 멀어서…..
기차와 배, 그리고 도보 이외에 다른 교통수단은 절대 이용하지 않는걸 이번 여행의 컨셉(?)으로 잡았는데… 고민이 되었다. 군산에서 타야할 기차 시간은 약 50분 남아있었다. 용기를 내서 걷기 시작했다. 역시 군산역은 멀었다. 약 4-5km 되는듯 했다. 50분 내내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겨우겨우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15_기차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5분을 남겨놓고 도착했다. 모퉁이를 돌자 나타난 군산역.... 얼마나 반갑던지..^^


#16_군산발 전주행 통근 열차. 1시간 20분정도 소요된다. 중간에 익산역에서 30분이나 정차한다.... KTX 환승객을 받기 위한 대기...


#17_군산역에 대기중인 전주행 통근열차


군산에서 전주로 가는 통근열차에 올랐다. 마치 시골 버스같은 느낌이다. 군산에서 익산까지 가는 길에는 기차역 건물도 없는… 버스 정류장같이 생긴 허허 벌판에 기차를 세우고 교복입은 하교길 학생들을 태우기도 했다.
이 열차는 내가 전주에 출장을 갈 때 KTX를 타고 익산까지 간 후 익산에서 전주까지 환승해서 갈 때 많이 타봤다. 기차보다는 전철에 가까운 모양… 하지만 디젤엔진이다. 엔진도 객차 바닥쪽에 있어서 엔진소리도 정말 잘 들린다… 트럭과 어선의 중간쯤 되는 그 엔진음… 이젠 많이 익숙하다..^^

#18_군산-전주간 통근열차. 하루 수시로 운행된다. 서울의 지하철처럼 이곳 지역 주민들에겐 유용한 교통수단인듯 하다. 간이역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냥 '기차 정류장'에 잠시 서있다.


전주역에 도착해서는 역 스탬프를 일기장에 받고 곧바로 순천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나갔다. 전주역…. 회사에서 전북은행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정말 지겹도록 드나들었던 곳이다. 심지어는… 이 여행을 떠나기 바로 전… 전주에서 미친듯 일을 하고 바로 어제 밤 8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었다. 24시간도 안되어서 다시 전주로 돌아온 셈…. 전주에 오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19_순천까지 타고갈 여수행 기차가 전주역에 도착하고 있다... 밤기차....




#20_전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21_구례구역을 지나고 있다... 2002년 대학원 시절에 교수님들과 같이 워크샵을 왔던 곳이다. 기억이 새롭다....



#22_오늘의 목적지인 순천역에 도착했다...



드디어 순천역에 도착했다. 밤 10시… 순천에는 가까운 후배 한명이 살고 있다. 전화를 할까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고 바로 내일 새벽 6시에 또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그냥 놔두기로 했다.
역앞 김밥집에서 간단하게 늦은 저녁을 먹고 바로 옆 여관에 방을 잡고 푹… 쉬려 했지만… 그날 또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 중계가 있어 그걸 다 보구 새벽 1시가 넘어서 잤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