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2 – 호치민을 알게 된 날

2008. 5. 3 (토) Day 12

PM 2:00
어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잤다가 감기에 걸렸다. 날씨는 더워서 땀은 막 나고 정신 없이 재채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누워서 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 오늘 저녁 기차로 사이공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미 방을 뺀 뒤다. 아침하고 오전엔 그래도 괜찮았는데..

오전에는 호치민의 시신이 보존되어 있는 곳에 갔다 왔다. 엄청난 사람들에 놀랐다. 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을 거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베트남도 우리나라 처럼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상당한 탄압을 받았던 것 같다. 어제 박물관들을 돌아다녔는데 독립 투쟁을 한 사람들을 가두었던 감옥과, 사형, 고문용 도구들. 우리나라 서대문 형무소 같은 곳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독립을 주도한 호치민. 호치민은 독립의 수단으로 공산주의 혁명을 사용한 것 같다. 게다가 미국의 침공에도 극적인 승리를 이루었으니 베트남 사람에겐 정말 영웅일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같은 스스로의 독립 쟁취가 없었던게 아쉽다. 미군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하기 전에 해외의 광복군이 한반도에 진군해 독립 전쟁을 일으키려고 준비중이었다고 들었는데.. 만약 전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고 통일된 민주 정부를 세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최소한 지금처럼 남북으로 갈라지진 않았겠지..?

기차는 오늘 저녁 7시에 출발한다. 그런데 체크 아웃 시간은 12시라서 미리 짐을 다 싸서 내놓고 호텔 2층에 있는 책상에 앉아있다. 감기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날씨는 덥고 찜통이라 땀을 비오듯 흘리는데 콧물에 재채기가 정말 날 힘들게 한다. 여행 후 처음으로 아프다. 찝찝하고.. 어서 에어컨 기차 침대칸에서 쉬고 싶다. 이 나라에 찜질방이 있었다면 참 행복했을텐데..

PM 7:50
카멜리에 호텔의 2층 로비에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호텔이긴 하지만 시설은 그냥 여관정도에 로비에는 에어컨도 없고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있어야만 했다. 4시 반쯤 호텔을 나와 하노이 기차역으로 왔다. 에어컨이 나오는 기차역 롯데리아에 앉아있었다. 땀은 안나와서 좋은데 추워서 좀 힘들었다.

기차 출발 전 햄버거로 저녁을 먹고 사이공행 SE1 열차에 올랐다. 기차표를 예매했을 때 침대칸인건 알았는데 Soft sleeper인지 Hard sleeper인지를 몰라서 걱정했는데 막상 타보니 다행히 Soft sleeper이다.

베트남식 아이스커피와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먹었다.. 호숫가에서..

오늘은 사진이 별로 없군..ㅎㅎ 호치민이 머물렀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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