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속 인생

사람의 인생은 어항 속 물고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어떤 허름한 식당에 갔는데 그곳에 정말 작고 귀여운 열대어들이 있는 어항이 있었다. 어항이 꽤 컸다. 정말.. 손가락 마디도 안되는 물고기 수십마리가 헤엄치고 있는데 신나서 왔다갔다 하는 애들도 있었고.. 조용히 숨은듯 가만히 있는 애들도..


그 어항을 보면서 어쩌면 사람 인생이 뭔가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정말 절망적인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 하나님이 보시기에 모두 똑같은 어항 속 물고기..

사람들을 보면 이미 성공해서 승승장구하는 인생도 있고.. 하나님 안에서 좋은 비전을 품고 그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절망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인생도 있는데.. 어항 밖의 내가 봤을 때 그 물고기들 각자가 얼마나 잘나고 얼마나 못났든 결국은 내가 밥을 주면 먹고 안주면 굶을 수밖에 없는 물고기다. 내가 방의 불을 끄면 물고기는 밤이 되는거고 불을 켜면 낮이 되는거다.. 큰맘 먹고 어항을 청소해주면 더 좋은 환경 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거고 내가 귀찮아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더러운 물 속에서 힘겹게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우리가 어리석어 보일까.. 뭔가 커다란 믿음의 체험을 하고 의기 양양하게 간증을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내가 그냥 손 하나 까딱 해서 굶고 있는 물고기에게 밥을 조금 준 것 뿐인데.. 어항이 너무 더러워서 청소해준 것 뿐인데.. 그러시는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의 세상은.. 이 넓은 아름다운 지구.. 작년 유라시아대륙 육로여행을 하면서도 느낀거지만.. 그리고 광활한 우주 정말 끝이 없을것 같은 내 인생.. 물고기도 그렇게 느끼겠지..? 크고 넓은 어항, 그럴듯한 수초, 자갈, 때마다 공급되는 먹이, 밝은 조명, 산소를 공급해주는 공기방울까지.. 그것이 my world..이다


다윗이 시편에서 고백했던 수많은 시들.. 사람이 무엇이관대… 이런 마음으로 고백하지 않았을까.. 광야에서 하룻밤 묵기 위해 쳐놓은 천막에 누워서 두려운듯한 눈빛으로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느꼈을 그 경외심 두려움 그리고 무한한 사랑.. 나도 항상 그렇게 살고 싶다. 그래.. 내가 지금 좋은 회사에 다니고.. 좋은 교회에 다니고 좋은 사람도 있다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라고.. 이런 마음이 겸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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