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일’인가…? 사람과의 관계도 ‘일’인가…?

결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30년 넘게 내가 살아오고 있는 이 삶의 패턴이나, 사는 방식, 가치관… 얼마전 4주 과정으로 교회에서 하는 결혼 준비 교실을 통해서 많이 준비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겁도 나고, 조금 더 준비하면서 천천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결혼도 정말 큰 일이다.. 주말마다 해야 할 것들이 쌓여있고.. 주중에도 정신없이 바쁜데.. 회사에서는 Burning Month라는 이름의 40일 전투…(내가 지은 이름임…)를 하면서 의무적인 야근을 하고 있다. 결혼을 한달 정도를 앞두고 이런 일을 당하다 보니 회사 동료들은 날 볼 때마다 결혼 준비는 잘되어 가나요… 결혼이 코앞이라 할 일도 많을텐데 어떻해요… 등등의 말을 항상 건넨다. 관심 가져주고 먼저 물어봐주는게 너무 고맙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물어보는 “결혼 준비”라고 하면… 말 그대로 집 장만, 혼수 준비, 청첩장, 사진 촬영, 이사, 신혼여행 예약 등등… 아무튼 중요하긴 하지만 정말 “일”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솔직히 난 결혼을 앞두고 burning month의 매일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일 걱정되었던 것은 결혼 ‘생활’에 대한 준비가 힘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우리 둘 사이에 관계가 민감해지는 시기에 회사일이 바빠져서 잘못하면 소중한 관계가 망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난 솔직히 회사 동료 분들이 그런 우리 관계를 걱정해주고 그런 부분에서 조언도 해주고 했더라면 더 고마웠을것 같다.

솔직히 결혼=생활… 이라면 결혼 준비는 일이 되어야 하는게 맞는것 같다. 하지만 난 결혼이란게 두사람이 만나서 같이 살면서 돈벌고 밥해먹고 빨래하고 아이 낳고 키우고… 하는게 절대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결혼 준비’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내가 결혼 준비라는 말을 들으면 그런 실제적인 일 보다는 예비 부부로서 우리가 얼마나 영적, 육적으로 더 가까워 졌는지.. 서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싸울것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 난 아직 그런 면에서 “결혼 준비”가 많이 되지 못한것 같아서 좀 두렵다. 생활?? 까짓거 준비가 많이 못되어도 살아가면서 필요한것 장만하고 돈도 열심히 벌고 하면 되는거겠지…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르나…) 아무튼 그런건 별로 두렵지 않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굶겨 죽이시진 않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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