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8 – 계림에서 둘째날

2008. 4. 29. (화) Day 8

AM 9:30
어제 너무 졸려서 일기를 쓰다 말고 잠이 들었다. 어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시계를 방에서 찾았다.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려서 시계가 방에 있다는 확신을 얻은 뒤… 한숨 더 자고 쉽게 찾았다. 물건을 하나씩 잃어버리고 있는데 시계마저..! 하고 절망하며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자전거를 타고 양슈오 시내로 나왔다. (숙소와 시내는 5km 거리) 어제와는 달리 천천히… 아주 천천히 폐달을 밟으며 아침 안개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너무나 아름다운 계림의 산 봉우리들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으며 그렇게 왔다. 그리고 예쁜 café에 와서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한 아침을 했다. (18원)

음… 어제 밤 PC방에서 사진 복구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USB에 담아서… 한 밤 10시쯤 자전거로 돌아오는데 시골길이 완전히 암흑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완전 산 속인데다 달도 뜨지 않아서.. 다행히 가방에 작은 손전등이 있어서 오락 가락하는 작은 손전등 불빛에 의지하여 5km의 중국 산골의 시골길을 자전거를 타고 왔다. 솔직히 무서웠음..! (그런데 그렇게 오면서 수많은 반딧불을 본건 정말 행운이다. 생전 처음으로 반딧불을 본다.)

오늘은.. 2시에 유명한 Li River 크루즈 투어가 있다. 끝나면 바로 호스텔로 가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어제 인사했던 다른 손님들과 함께… 다른 손님들은 모두 서양인인데 영어를 하지 않는 걸로 봐서 유럽 사람인 듯 하다. 이제 9시 45분인데 점심때까진 천천히 양슈오 주변 산책 좀 할까 한다. 이제 일어나서 나가야지…

PM 8:45
오늘은 아마도 최악의 날인 것 같다. 즐거운 여행을 하긴 했지만 Florida 재킷을 잃어버리고 지갑도 잃어버렸다. 찾을 방법도 없다. Xing Ping에서 계림의 절경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돌아오는 버스에 타기 직전에 내 지갑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난감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당장 양슈오로 돌아갈 버스비 5원도 없는데..

그런데 결국 이 일을 통해서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헌신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계곡에서 같이 미니 버스를 타고 Xing Ping으로 왔던 중국인들은 내가 지갑을 잃어버렸단 사실을 알자 5~6명 되는 사람들이 버스가 떠나는데도 타지 않고 날 도와주었다.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핸드폰으로 양슈오의 여행사에 전화해서 가이드를 연결하고 가이드가 전화를 받고 직접 스쿠터를 타고 달려와서 같이 지갑을 찾으러 가고… 결국 지갑은 못찾았지만 중국 사람들이 서양인에 대해서는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는 반면 피부색이 같은 나에겐 호기심이 많고 자꾸 무언가를 물어보고 문제가 생기자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내주고.. 너무 고마웠다.

지갑을 잃어버려서 마음이 너무 안좋다. 돈이 넉넉치 않아서 신용카드랑 은행 현금카드가 꼭 필요한데. 일단 태국에 있는 박종안 선배를 통해서 도움을 얻을 계획을 세웠다. 내가 인터넷 뱅킹으로 필요한 돈을 입금하면 선배가 달러나 Baht로 나에게 주는 방법을…

그런데 지갑 안에 있던 Nanning행 열차표는 너무 아깝다. 그리고 상해에서 여기까지 왔던 기차표들이랑 여자친구 사진도..

내일 여행사에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지갑 안에 여행사의 전화랑 주소가 적힌 투어 영수증이 있었으니까 착한 사람이 주웠다면 돌려주거나 전화라도 하겠지? 지갑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없다면 바로 하노이로 가는 버스를 알아봐야 한다. 내일 당일로 하노이에 간다면 가장 좋다. 그런데 Nanning을 거쳐야 한다면 일단 Nanning으로 가서 인터넷으로 필요한 일 다 처리하고… 다음날 하노이로 넘어가야지.

물건들 특히 지갑을 잃어버리는 문제는 내가 갖고 있는 문제가 확실하지만 나의 문제점을 통해서 무언가 말씀하시고자 하는 하나님께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지갑을 잃어버리고서 여행을 그만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을 하시는건 아닐까 고민했다. 그런데 지금은 여행 중에 사람들에게 더욱 겸손하고 죄에 대해 민감하고 영적인 감각을 다시 민감하게 하라는 말씀이 아닌가 싶다. 자기 전에는 기도를 꼭 해야지.

이제 들어가서 조용히 생각을 좀 해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숙소를 나오자 마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

숙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양슈오 시내까지 가는 길

양슈오 시내로 가다가 양어장에서 생선들을 막 잡아올린 중국인들입니다.

양슈오 시내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양슈오 시내는 대략 이렇습니다..^^

아침을 먹고 대나무 보트를 타고 Li River 투어를 했습니다. 나 혼자서 30분동안.. 3-4천원정도 했나? 아무튼 따뜻한 햇살 아래서..좋았음..

대나무 보트가 다시 양슈오로 돌아와서.. 보트를 태워준 중국인 아저씨와..^^ 정말 착해보이는 아저씨..

오후에 Li River Cruise에 가기에 앞서 계림에서 유명하다는 맥주에 절인 생선 요리 (Beer Fish)를 먹었는데 값은 비싸고 맛은 별로..

리강(Li River) 강가에서 대나무 보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대패질을 하던 한 아저씨의 portrait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한컷. 이 아저씨만 거의 5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는..

Li River Cruise. 보트 안에서 찍은 사진인데 프랑스 단체 관광객과 함께 보트를 타게 되었다는..

이런 멋진 풍경이 한시간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돈 20위안 지폐에 나오는 그 장면을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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