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블로그의 referer 기록을 보니 검색 사이트에 “최덕신” 또는 그의 과거 허물과 관련된 원색적인 검색어를 입력해서 나온 결과에 노출된 제 블로그로 오시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걸 알았습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의 검색 의도나 제 블로그에 달린 댓글을 보면 솔직히 안타깝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소위 ‘공인’이라는 부류의 사람들에게 너무 특별한 기대를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들이 공인이기 이전에 예수님의 피를 나눈 한 형제라는 사실은 미처 떠올리지 못하는듯.. 그가 중세 수도사가 아닌 이상 우리를 대표해서 율법적으로 죄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그가 정말 같은 가족이었더라면 어땠을지..? 그가 죄를 지었다는것 자체로 인해 그 사람 자체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죄인으로서의 판단은 일단 미뤄둔 채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감싸주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판단과 정죄는 오직 예수님만이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 조차도 음행중에 잡힌 여인을 정죄하지 않고 죄 없다고 하셨다네요.. 이건 그에게나 저에게나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닌가요.. (요 8장)
옛날 그에 대한 안좋은 소식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그와 관련된 한 분이 게시판에 올린 정말 감정적인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고, 네티즌들에 의해서 퍼 날라지면서 부터 입니다. 요즘처럼 실명 인증을 거쳐서 글을 쓰는것도 아니었고 그 글을 쓴 사람이 직접적인 피해자인지 여부도, 그리고 감정섞였던 글이 얼마나 과장되었을지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일단 그를 매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통제 불가능한 인터넷을 너무 과신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자기 혼자 읽는것에 그치지 않고 너도 나도 여기 저기 게시물을 퍼 나르면서 오해에 오해가 쌓이게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퍼나르기가 계속되어 그 소문은 6-7년이 지난 지금도 인터넷 어딘가에서 떠돌아다니고 새로운 정죄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전 그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그리고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새로 하려고 하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크리스천 사회가 복음적으로 순수하게 살아있다면 그가 다시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할 때 아무런 판단 없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가 90년대 만들었던 앨범들이나 주찬양 사역들에 한창 바쁠 때 그런 심각한 죄를 범했다는 것에 대해 용납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그럴듯한 곡을 쓰면서 사람들을 속일 수가 있는가..? 하지만 저는 그가 그렇게 아름다운 곡들을 쓸 때에도 마음에 죄악된 본성으로 지배받고 심각한 죄 가운데서 그 곡들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여전히 죄인이고 하나님을 뜨겁게 예배하고 1시간도 되지 않아 어느새 죄인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걸 종종 경험합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예수님의 보혈이 우리 죄를 끊임 없이 씻어주고 계시다는 것. 이미 예수님이 그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셨고, 이제 우리가 비난하는 그의 죄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우리만 과거에 얽매여서 용납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유교적 백그라운드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민족의 성향 같습니다. 정말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90년대 말 대학생이었을 때 주찬양과 최덕신 앨범들을 너무 좋아했던 저로서도 정말 가슴아픈 소식이었지만 사람에 대한 판단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제일 좋아하는 주찬양 11집, 갈망, 긍휼 같은 최덕신 개인 앨범도 자주 듣습니다. 우리나라 크리스천 사회에 최덕신이라는 분은 너무나 큰 축복인 동시에 우리가 받아들인 복음에 대한 하나님의 강한 도전이라고 생각되네요. 저는 그를 축복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