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27 – 열차 안에서..

 

2008. 5. 18. (일) Day 27

 

AM 9:00
아침 6시쯤 일어났다. 지금까지의 기차 여행 중 인도 기차가 제일 넓고 편한 것 같다. 침대 sheet도 새 걸로 다 나눠주고 에어컨도 빵빵하다. 그리고 침대 밑에는 짐을 자물쇠랑 묶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중국이나 베트남에서와는 달리 같은 칸 사람들을 도둑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자물쇠로 묶을 필요 없이 마음껏 체인으로 묶을 수 있다.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게 싫다. 특히 인도는 완전 빤히 쳐다보는데 같이 노려봐줘야만 눈을 피한다.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그것도 웃는 표정이 아니라 무표정하거나 멍한 모습으로… 정말 싫어서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바라나시역

바라나시역

River Ganga

River Ganga

River Ganga

River Ganga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26 – Varanasi 가는날

 

2008. 5. 17. (토) Day 26

 

AM 8:20
오늘은 Varanasi로 가는 날이다. 기차는 밤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낮에는 Kolkata 시티 투어를 한다. 아침에 15루피를 내고 Maratha라는 기름에 튀긴 빵과 Mixed Vegetables를 먹고 택시를 타고 West Bangal 주 관광 서비스 사무실에 와있다.

 

PM 8:25
시티 투어는 최악이었다. 에어컨이 안 나오는 버스 안은 완전 사우나 같았다. 바깥 온도가 40도가 넘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드라이기를 그냥 얼굴에 갖다 대고 뜨거운 바람을 퍼붓는 듯 했다. 버스 의자는 햇빛에 뜨겁게 달궈져서 너무 뜨거웠고.. 투어를 한다기 보다는 어디 끌려 다닌다는 말이 더 맞는 듯.. 버스 안 승객들도 외국인은 나 혼자고 모두가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인 듯 했다. 오전에 무슨 힌두교 사원만 돌아다니다가 점심때 빠져 나와 Varanasi에서 Delhi 가는 기차표를 끊으러 갔다.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앉아있으니 좀 살 것 같았다.

 

Varanasi에서 Delhi로 가는 기차표는 제 일정에 구하지 못하고 결국 하루를 지체하게 되었다. 기차표를 끊고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이 있는 Sudder St.로 왔다. 한시간 반정도 인터넷을 하고 호텔에서 짐을 찾았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짐을 갖고 내려오니 엄청난 비가 퍼붓고 있었다. 태국이나 인도나 비가 한번 오면 엄청나게 퍼붓는 것 같다. 몇 걸음 나가서 택시를 탔으면 좋았을텐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못나가고 있다가 길 전체에 물이 고이게 되었다. 결국은… Suitcase를 열어서 샌들을 꺼내고 양말을 벗어서 가방에 넣고… 완전 똥물 같은 그 빗물 속에 발을 담그고 걸어서 택시를 타러 갔다. 짜증이 극에 달했다. (인도 거리에선 평소에 어디서나 소변을 보고 여기저기 소 똥이 널려있다.) 기차역까지 가는 택시가 교통 체증으로 또 잘 가지 못하고… 기차역에선 자꾸 구걸하는 사람들이 달라 붙고 너무 짜증나게 만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도 짜증을 부렸다. 기차에 타서 생각하니 당연히 또 미안해진다. 이건 내 여행의 자세가 아닌데…

 

인도 기차는 깨끗하고 넓어서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내가 탄 에어컨 나오는 클래스의 경우이고 에어컨이 안나오는 일반 클래스는 정말 괴로울 듯 하다.

오늘의 아침 식사..^^ 약간 기름지다.

콜카타 시내.. 아침인데도 이미 35도는 훌쩍 넘어 버린듯..

이 사진을 어디서 찍었는지는 지금 기억이 잘 안난다.. 인도의 젊은이들.

콜카타 시내 투어 버스를 탔는데 나에겐 큰 의미 없는.. 이름없는 힌두교 사원들만 돌아다닌다..

이곳은 갠지스가 아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돌아다닐 기력도 없어서.. 지금은 너무 아쉽기만 함.

West Bangal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 버스 안은 인도 현지인들도 힘들어할 정도로 덥다. 장담하는데 섭씨50도 이상..!! 도저히 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닐 자신이 없어서 점심시간때 가이드에게 이야기하고 여행을 포기했다.

콜카타 시내 거리.

부탄과 콜카다를 연결하는 버스.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24 – 인도에 첫 발을..

2008. 5. 15. (목) Day 24

AM 10:10 (Thailand Time)
이란 비자와 항공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주일을 방콕에 묶여 있었다. 날씨도 계속 비가 내리고 무덥고… 오늘 아침 6시쯤에 일어났다. D&D INN 2433호. 샤워를 하고 내려가서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어제 싸다 만 짐을 마저 싸고 8시 버스로 공항에 왔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비행기 여행. 미얀마가 육로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데다가 지금 미얀마는 사이클론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얀마를 뛰어 넘기 위해 방콕->Kolkata를 비행기로 이동한다. 원래는 방글라데시 Dhaka로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것 같다.

참. 며칠 전 중국 쓰촨에 대지진이 났다. 지진 나기 하루, 이틀 전 서울에 대지진과 화산이 폭발하는 꿈을 꿨는데… 중국에서 수만명이 죽었다. 내가 중국에 있는 동안 열차 탈선으로 또 수십, 수백명이 죽고..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 자꾸 이런 일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겸손하게 하시려는걸까..? 아니면 무얼까..?

난 지금 방콕 공항 Coffee shop에 앉아있다.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방콕에 2006년 새 공항이 완공되었다. 2004년에 왔을 땐 공항이 너무 비좁고 체크인 카운터가 모자라서 줄을 많이 섰었는데 오늘은 금방 금방 면세점이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 막상 방콕을 떠나려니 그동안 허비하다시피 한 일주일의 시간이 좀 아깝다. 처음 여행을 시작하며 기도하던 마음 그대로 앞으로의 여행을 계속 알 수 있길.

PM 10:23 (Indian Time)
인도 콜카타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Sudder St.로 왔다. 숙소를 대충 정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공항에서 만났던 한국인 여자 4명과 또 만났다. 이분들과 같이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치킨 커리와 밥을 시켜서… 이분들은 6개월씩이나 여행하는데… 아시아 지역만 여행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내 여행이 정말 타이트하긴 하다. 여자친구가 여행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도 이제 이런 식의 장기간 여행은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녁을 먹고기차표에 대한 조언을 사람들에게 듣고 나서 다시 거리 산책을 했다. 노점상과 가게들을 둘러보다가 음료수를 사려고 구멍가게에 갔다가 인도인 대학생 2명과 긴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첫 질문은 “Do you respect Indian people?”이었다. 난 당연히 인도 사람들을 존중하고 겸손한 맘으로 인도인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국의 IT 산업에 대해서 내게 많은 것들을 물어봤다. 참. Willam Carey의 묘지가 있는 Serampore까지 가는 방법도 설명을 들었다. 이들의 이름은 Irfan Khan, Sarfaraz Alan이다. 이들과 이야기하다가 숙소로 들어오는 순간 정전이 되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너무 더워서 다시 나와서 걷다가 아까 밥을 같이 먹은 여자분들과 만나서 여행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구걸하는 인도인 여자 아이를 만났다. 애써 외면하고자 했지만 절실한 표정으로 내 팔을 붙들고 계속 따라오는 그 아이를 뿌리칠 수가 없었다. 지갑에서 돈을 조금 꺼내서 주려고 하는데 돈을 주지 말고 아이들 먹일 분유를 사달라고 했다. 나도 오히려 그게 좋을 것 같아 200루피 정도 하는 분유를 사주었다. 아이들은 하나씩 안은 구걸하는 여자들이 4명이 되었다. 이들은 먹지 못했다며 쌀을 좀 사달라고 했다. 같이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10분 정도 이야기했다. 동생인줄 알았던 아기들은 모두 자기 아들 딸들이었고 내게 처음 말을 걸었던 여자애는 89년생 20살이었다.

잘 집도 없고 남편은 몸이 아프다고 한다. 사실 하는 말의 100%가 진실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돈 대신 쌀과 분유를 사달라고 한 것도 돈을 주면 정말 작은 금액 (10루피, 50루피 정도씩..)만 얻을 수 있지만 음식을 직접 사주면 500루피, 1000루피씩 하니까 돈을 주지 말고 직접 먹을 것을 사달라고 한 것 같다.

분명 머리를 잘 써서 비싼 음식을 손에 쥔 것 같다. 나도 분유 200루피, 쌀 500루피 (1000루피 어치를 사잘라고 했는데 500루피 만큼만 사주겠다고 했음.) 가 들었는데 그래도 그들의 필요를 직접적으로 필요한 음식으로 채워주었으니 괜찮다. 쌀을 사고 이들과 한 30~40분 동안 인도 콜카타의 골목길에 쭈그리고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복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하신 일. 천국의 존재.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일요일에 교회에 간다고 한다. 비록 교회에서 음식이나 기타 도움을 주진 않지만…

윌리엄 캐리는 첫 인도인 개종자를 얻는데 7~8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는데… 강한 힌두교인들인 인도인 여자들이 정말 기독교 신앙이 있을까…? 자신은 비록 힌두교지만 그래도 예수님이 더 최고라고 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천국에 가고 싶냐고 물어봤다. 그렇다고 한다. 왜 가고 싶냐고 물어봤다. 이 땅에서의 고생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니까 가고 싶다고 한다. 이 사람이 복음적인 신앙을 갖고 확실하게 구원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감사했다. 기도를 해주고 싶으니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다. Pinky와 Sima. (본명이 맞는지…) 만약 내일 또 보게 되면 확실한 복음을 전해주고 싶다.

There’s no other way but Jesus.

이번에 새로 개항한 방콕 공항.. 무지 깨끗하구..

태국 국왕? 아니 왕비인가.. 아무튼 이런것도 있다.. 인도사람같은 분들이 기념촬영을 하구 있네..

인도쪽 숙소도 정하지 못한 상태라 마음이 불안했다.. 공항 서점에서 Lonely Planet India 책을 집어들고 Kolkata에 있는 저렴한 숙소 연락처들이 있는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었다..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정말 마시고 싶던 카푸치노를 마시기 위해.. (그리고 얼마 안남은 태국돈 소진을 위해..ㅎㅎ) 공항 cafe에 앉았다. 비행기 남은 시간동안 기다리며 음악도 듣고 일기도 쓰고.. 좋았다. 이런 깨끗한 장소에서 여유를 만끽한 것은 인도로 넘어가면서 부터는..ㅎㅎ 이게 마지막이었는듯.

내가 탈 비행기.

내가탈 비행기.. Air India의 저가항공사 자회사인 Air India Express의 비행기다.

기내식인데.. 왼쪽에 있는 파이는 따끈한게 맛있었다. 나머진 못먹음..

인도에 도착했다.. 게이트로 이동중인 비행기에서 이렇게 낡은 인도 우체국 소속 비행기 발견..ㅋ 저 비행기에 탑승하는 파일럿은 얼마나 불안할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인도 택시. 이렇게 귀여운 노란 택시는 콜카타에만 있는것 같다. 그런데 넘 덥다.. 40도가 넘는데 에어콘 없이 그냥 달린다..

택시타고 가다가 본 웨딩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