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20. (화) Day 29
PM 12:30
어제는 여자친구 생일이었다.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꽃 배달을 주문했었다. 제대로 간 것 같다. 이번 여행이 끝나면 앞으로는 이렇게 혼자 방황하는 식의 여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제 전화하면서 또 장래 문제 때문에 또 싸웠다. 생일날에… 내가 모든걸 내 맘대로 결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난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가에서 전화로 여자친구와 다투면서 맘이 별로 안좋았다. 방콕에서도 똑 같은 일로 싸울 때 앞으로 조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오늘 Sita Guesthouse 옥상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었다. 다른 곳에 비해 비쌌지만 그래도 풍경이 이뻐서… Varanasi에서의 3일째인데 이제는 좀 적응이 되는 것 같다. 며칠 더 있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인도에서 가장 인도적인 도시라고 하는데 비록 잘못된 신앙에 빠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성지로 삼은 곳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참 매력 있는 곳이다.오늘 7시 15분 기차로 델리로 간다. 기차 시간까지 천천히 둘러 봐야지.
PM 7:45
바라나시를 떠났다. 날씨가 안도와준다. 아까 인터넷으로 앞으로 갈 곳들의 날씨를 대충 봤는데 터키까지는 엄청 고생할 듯 하다. 바라나시 인터넷 카페에서 3시간동안 인터넷을 하며 장래 문제에 대한 여자친구와의 갈등이 많이 풀렸다. 역시 해답은 성경 안에 다 있는 것 같다.
인터넷 카페를 나와서 걸어서 Burning Ghat에 가봤다. 이곳은 화장터로 죽은 사람의 시체를 그냥 장작 더미에 올려 놓고 그대로 태워버린다. 사진도 절대 찍으면 안되는 곳. Burning Ghat에 갔더니 어떤 사람이 옆 건물 발코니로 올라가서 구경하라고 했다. 그곳에 갔더니 한 인도인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었다. 화장터 옆엔 바라나시에서 죽기 위해 온 사람들이 묵는 곳이 있는데 그 노인들을 돌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very holy place”라고 계속 반복해서 말한다. Sati에 대해서도 엄청 자랑스럽게 말했다. 더 좋은 모습으로 환생하려면 (사실 더 좋은 카르마를 얻기 위해서라고 했다.) 시체가 완전히 가능한 많이 불에 타야 하는데 이곳은 나무가 비싸서 가난한 사람의 시신은 완전히 불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관광객에서 support를 받기도 하는가보다.
그 아저씨도 한 할머니에게 기부하고 싶으면 기부하라고 했다. 난 그런 목적으로는 돈을 주기 싫었다. 더 좋은 모습으로 환생하려고 몸을 더 많이 불태우기 위해 돈을 들여 도와주기가 절대 싫었다. 설명은 고마운데 도와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도리어 활ㄹ 내며 당장 돈을 주라고 했다. 좀 어이가 없었다. “I am not pushing you”라고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한 사람이 돈을 안주겠다고 하니 엄청 화를 낸다. 난 신앙 양심상 그런 목적으로는 절대로 돈을 줄 수가 없었다. 기분이 나빠 그냥 나와버렸다. 빨리 주머니를 뒤져보라고 하질 않나… 인도. 좋은 나라이고 사람들도 좋지만 이곳 사람들의 신앙은 절대 인정할 수가 없다. 나와는 맞지 않는듯… 솔직히 Delhi로 떠나는 기차에 타서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