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배려 vs. 알 권리(?)

요즘 무상 급식 주민 투표 때문에 여기 저기서 말이 많다. 그런데 신문 기사에서 어떤 학부모가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엄마가 주장하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직 초등학생의 나이에 길거리 한복판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경험은 아이에게 있어서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닌것 같다.

얼마 전 춘천지역 초등학교로 자원봉사를 갔던 과학 동아리 학생들이 폭우와 산사태로 인해 안타깝게 여러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뉴스 화면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아이들이 생각하기에 우리에게 과학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왔다가 형 누나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다면 어린 나이에 짊어져야 할 죄책감.. 우리 때문에, 나 때문에 착한 형 누나들이 죽었다는.. 죄책감이 엄청난건데 어른들은 그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것 같다. 오히려 이런 경우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비밀로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가 이런 저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사건을 뉴스에서 볼때면 가끔 등장하는 장면은 교실 한 켠의 빈 책상과 그 책상 위에 올려진 하얀 국화꽃, 그리고 흐느끼는 같은반 학생들.. 이런 장면을 볼 때면 그 어린 아이들이 받을 충격과 트라우마는 누구도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친구를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인생을 배울 수도 있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것 역시 좋은 경험은 아닌것 같다. 사실 있는 그대로의 전달 보다는 적어도 그런 것을 받아들일만큼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가능한 방법 내에서는 최대한 배려해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