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2 – 호치민을 알게 된 날

2008. 5. 3 (토) Day 12

PM 2:00
어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잤다가 감기에 걸렸다. 날씨는 더워서 땀은 막 나고 정신 없이 재채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누워서 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 오늘 저녁 기차로 사이공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미 방을 뺀 뒤다. 아침하고 오전엔 그래도 괜찮았는데..

오전에는 호치민의 시신이 보존되어 있는 곳에 갔다 왔다. 엄청난 사람들에 놀랐다. 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을 거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베트남도 우리나라 처럼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상당한 탄압을 받았던 것 같다. 어제 박물관들을 돌아다녔는데 독립 투쟁을 한 사람들을 가두었던 감옥과, 사형, 고문용 도구들. 우리나라 서대문 형무소 같은 곳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독립을 주도한 호치민. 호치민은 독립의 수단으로 공산주의 혁명을 사용한 것 같다. 게다가 미국의 침공에도 극적인 승리를 이루었으니 베트남 사람에겐 정말 영웅일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같은 스스로의 독립 쟁취가 없었던게 아쉽다. 미군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하기 전에 해외의 광복군이 한반도에 진군해 독립 전쟁을 일으키려고 준비중이었다고 들었는데.. 만약 전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고 통일된 민주 정부를 세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최소한 지금처럼 남북으로 갈라지진 않았겠지..?

기차는 오늘 저녁 7시에 출발한다. 그런데 체크 아웃 시간은 12시라서 미리 짐을 다 싸서 내놓고 호텔 2층에 있는 책상에 앉아있다. 감기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날씨는 덥고 찜통이라 땀을 비오듯 흘리는데 콧물에 재채기가 정말 날 힘들게 한다. 여행 후 처음으로 아프다. 찝찝하고.. 어서 에어컨 기차 침대칸에서 쉬고 싶다. 이 나라에 찜질방이 있었다면 참 행복했을텐데..

PM 7:50
카멜리에 호텔의 2층 로비에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호텔이긴 하지만 시설은 그냥 여관정도에 로비에는 에어컨도 없고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있어야만 했다. 4시 반쯤 호텔을 나와 하노이 기차역으로 왔다. 에어컨이 나오는 기차역 롯데리아에 앉아있었다. 땀은 안나와서 좋은데 추워서 좀 힘들었다.

기차 출발 전 햄버거로 저녁을 먹고 사이공행 SE1 열차에 올랐다. 기차표를 예매했을 때 침대칸인건 알았는데 Soft sleeper인지 Hard sleeper인지를 몰라서 걱정했는데 막상 타보니 다행히 Soft sleeper이다.

베트남식 아이스커피와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먹었다.. 호숫가에서..

오늘은 사진이 별로 없군..ㅎㅎ 호치민이 머물렀던 곳.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1 – 하노이 두번째날

2008. 5. 2. (금) Day 11

PM 12:45
하노이의 날씨가 정말 덥다. 중국 국경 부근까지는 그래도 날씨가 그리 덥지는 않았는데 하노이는 한국의 8월 후덥지근한 날씨다. 사이공이나 캄보디아, 태국, 인도… 이런 나라들은 날씨가 어떨지 걱정된다.

어제 하노이에 도착하고서 오늘 점심까지 베트남 쌀국수를 3그릇이나 먹었다. 한국의 베트남 쌀국수 가게 보다 훨씬 지저분하고 음식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맛은 훨씬 맛있다. 가격도 20,000동 정도로 한국돈으로 1000원이 조금 넘는다. 베트남에 와서는 최대한 돈을 아끼고 있다.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먹는 1000원짜리 쌀국수가 참 고맙다.

방금 점심도 Pho Bo (쇠고기가 들어간 쌀국수)를 먹었다. 음식을 시키고 앉았는데 웬 베트남 소녀가 슬리퍼를 들고 오더니 신발을 벗으라고 하는 것 같다. 난 원래 베트남에서는 점심 먹을 때 신발을 벗고 먹나보다 했는데 신발을 들고 나가는게 좀 이상했다. 그 때 대충 왜 신발을 갖고 나았는지 알았다. 역시 점심을 다 먹고 나가니 신발이 깨끗해져 있었다. 그래도 고마웠다. 안그래도 신발이 많이 더러워져 있었는데… 10,000동을 주었다. 14~5살 정도 되어보이는 이 베트남 소녀의 눈이 정말 귀엽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혹시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그만 두었다.

길을 건너서 Cafe에 왔다. 관광객을 위한 곳은 아니다. 이곳 거리 자체가 일반 서민들만 다니는 곳 같다. 유명한 Vietnamese Coffee를 마시고 싶었는데 무얼 주문할지 몰라서 Condensed Milk with Coffee & Ice를 주문했다. 맛있었다. 진한 커피에 얼음과 연유가 가득.. 그런데 커피를 다 마시고 일기를 쓰고 있는데 배가 아파온다..

이제 오후 1시가 넘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정오 무렵 2시간 정도는 모든 박물관이 문을 닫는다. 씨에스타인가..? 이제 일어나서 호치민 박물관에 가야지.

여기가 베트남이군..

점심으로 쇠고기를 넣은 쌀국수..

점심먹고 연유가 가득한 베트남 커피 한잔..

하노이 전쟁 박물관.

하노이 전쟁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화염 방사기와 총알에 뚫려버린 방탄 헬멧.

프랑스 식민 정부가 베트남 독립 투사들을 가두고 각종 고문 및 형 집행을 했던 감옥

감옥 구경을 하다가 어제 중국 베트남 국경에서 만나서 하노이까지 같이 왔던 Ken과 Peter를 만났습니다.

베트남의 건물들은 이렇게 좁게 지어졌네요..

오토바이 물결..

엄청난 오토바이 물결..^^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10 – 하노이에 도착^^

2008. 5. 1. (목) Day 10

PM 6:50
하노이 기차역 앞 롯데리아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숨가빴던 지난 24시간을 정리해야지..

어제 오후 양슈오 시내에서 우연히 링보를 만났다. 링보는 그저께 싱핑으로 가는 중에 버스 안에서 만난 중국인이다. 버스 안에서만 인사를 하고 통성명 정도만 했는데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서 인사하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링보는 중국인이라 중국 현지인들이 가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시켜 주었다. (Scrambled Egg with Tomato, 장어 구이, 가지 튀김) 맛있었다. 저녁을 먹으며 짧은 중국어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혹시나 해서 church 이야기를 해봤었는데 그 단어 자체를 알지 못했다. 링보가 영어를 거의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교회와 복음적인 얘기는 접어야 했지만 주소를 알아왔으니까 귀국하면 편지 한장과 함께 사영리 같은 전도지랑 중국어 성경을 구해서 보내주려고 한다.

링보와 저녁을 먹고 West street를 걷고 있는데 하노이행 Sleeper bus를 예약했던 사무실의 아저씨가 나를 급하게 찾고 있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하노이행 버스가 밤 10시 (2 시간 일찍) 계림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시계를 보니 밤 8시 30분.. 양슈오에서 계림까지 버스로 1시간. 시간이 있긴 했지만 타이트하다. 바로 짐을 갖고 Bus station으로 가서 링보와 여행사 아저씨와 작별 인사를 하고 계림으로 출발했다.

계림 시내엔 밤 9:45분쯤에 도착했다. 계림 기차역에서 날 기다리던 또다른 아저씨와 같이 버스를 기다렸다. 결국 출발 예정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지난 밤 10시 50분쯤 버스가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난 분명히 침대 버스를 예약했는데 도착한 버스는 침대는 하나도 없고 일반 좌석식의 버스였다. 게다가 버스는 이미 만원에다가 자리가 모자라 사람들이 버스 복도에 플라스틱 의자를 깔고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잠시 놀랐지만 일단 침착하고.. 버스에 들어섰다. 놀랍게도 사람들이 문 앞 창가 좌석 하나를 비워두고 있었고 내가 들어가자 항구어렌(한국인) 하면서 나보고 여기 앉으라고 한다. 딴 사람들은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어찌 보면 내가 여행사에 속거나 아니면 12시 침대 버스가 취소되어 일반 좌석 버스를 타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손해를 본게 분명하지만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따로 자리를 마련해 놓고 앉으라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그 버스는 결국 밤새 달려 난닝(Nanning)까지 갔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버스 좌석에 앉아서 졸아야 했지만 불편한 마음이나 기분 나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난닝에 버스가 도착하자 모든 승객이 내리는데 기사 아저씨가 나는 그냥 차에 있으라고 한다. 이 버스를 타고 계속 해서 베트남 국경 마을은 핑샹(Ping Xiang)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사 아저씨는 나를 이해시키려고 애쓰는 듯 했다. 일단 버스 뒤쪽에 이불을 깔아주고 눈을 붙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이상한걸까? 난 그 아저씨와 버스 안내와 요금을 걷는 다른 중국인 청년들과 함께 버스 안에서 눈을 붙였다. 버스는 난닝 버스 터미널 안에 서 있는 상태라 이상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한 2시간 정도 잤을까.. 버스에 물을 뿌리며 세차 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혹시나 해서 끌어 안고 있던 가방을 보니 다 그대로 있었다. 버스 안내를 하는 중국인 청년이 같이 아침을 먹으러 가자는 것 같다. 기꺼이 그러자고 했다. 같이 5분 정도를 걸어서 보통 중국인 서민들이 아침을 먹는 곳으로 가서 국수를 먹었다. 같이 아침을 먹으며 너무 즐거웠다. 서로 한문 필담을 통해 이름도 이야기하고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했다. 그 청년들이 국수를 사주었다. 비록 4원밖에 안하지만.. 평소 같으면 지저분해서 안먹을 그런 중국 식당의 음식을 내 또래의 중국 청년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며 같이 먹었다. 그리고 난닝에서 Ping Xiang으로 가는 60원짜리 버스표를 받았다. 그들로서는 내 불편을 최대한 덜어주려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내가 여행을 통해 재밌게 놀거나 휴양지만 찾아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겸손한 마음으로 다니며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한 것이 응답 받는 것 같다.

아침 8시 30분 Ping Xiang행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내 옆에 있어준 이 청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이 2명의 청년과 어제 만난 링보는 모두 QQ 번호를 받아뒀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QQ를 거의 네이트온처럼 쓰는 것 같다.

Ping Xiang행 버스가 난닝을 떠났다. 약 4시간 후 국경 마을은 Ping Xiang 버스 터미널에 왔다. 여기서 다시 미니 버스를 타고 베트남-중국 국경인 우의관(YouYiGuan)으로 갔다. 이 미니 버스에서도 내 옆의 어린 중국인 소녀와 이야기했다. 난 지금까지 겪었던 중국인들의 친절과 헌신적인 마음에 감사했다고 했다. 이 친구도 QQ 번호를 알려줬다. 기회가 되면 나도 QQ를 해야겠다. (영문판이 있다면..)

우의관에서 약 300미터를 걸어서 베트남 국경으로 갔다. 여권 체크와 세관을 통과해서 베트남 영토로 넘어갔다. 육상으로 국경을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에는 중국 열차 사고, 올림픽 성화가 서울에 왔을 때 있었던 불미스런 사고로 떠들썩하고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한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깝다.

베트남 국경에서 한 미국인 커플을 만났다. (커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촌 오누이임.) 중국 항저우에서 일하는 Ken과 Ken을 만나러 온 남동생 Peter 이 두 명과 하노이까지 동행했다. 국경에서 하노이행 버스가 있는 마을까지 같이 택시를 share하고 미니 버스도 같이 타고 3시간 정도 이야기하며 같이 왔다. 우와… 어제 오늘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구나.. 이 미국인의 도움으로 하노이에서도 숙소를 쉽게 잡았다.

– 일기 쓰던 중 졸려서 잠들어 버림 –

난닝 버스 터미널 모습. 이곳의 화장실은 그 유명한 문 없는 화장실..!! ㅋㅋ

버스에서 일하는 중국인. 아침밥까지 사주고 핑샹행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옆에서 도와준 고마운 친구..

핑샹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 버스는 한국의 대우버스였습니다.. 꼭 한국에서 고속버스를 탄 듯한 느낌이..^^

핑샹에서 국경인 우의관까지 가는 미니 버스에서 만난 중국인 소녀와 함께. 피곤에 찌든 내 얼굴..ㅎㅎ 사진 보내주기로 했는데..

우의관에서.. 저 문을 넘어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베트남입니다.

우의관을 지나.. 길 오른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세관. 저기서 입국 심사를 받고 빠져나오면 베트남 택시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뎌 하노이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 한국보다 조금은 초라하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음..

하노이역 앞 롯데리아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숨가빴던 지난 24시간을 일기장에다 기록..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9 – 베트남으로

2008. 4. 30. (수) Day 9

PM 2:00
호스텔에서 체크아웃했다. 어제 밤 호스텔에서 저녁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 한 서양인 가족이 식사를 하며 얘기하는데 아무래도 발음이나 액센트가 호주 같다. 혹시나 해서 말을 걸었는데 역시 호주 사람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 가족과의 대화로 조금 우울했던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어쩌다 북한 얘기도 했는데 남북한을 한 나라로 보세요? 하고 물어봤는데 역시 대답은 ‘No’였다. 북한이랑 남한이 겪고 있는 일들… 그리고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했다.

지금도 양슈오 West street에서 점심을 먹고 일기를 쓰는 중인데 옆 테이블에 호주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들의 발음만 들으면 호주 사람이란 사실을 금방 안다. (왜일케 호주 사람이 많지..)

오늘 아침에 비가 오더니 지금은 그쳤다. 아침 8시에 짐을 택시에 싣고 양슈오 시내로 나왔다. 시내에 오자 마자 사해 호텔로 가봤는데 지갑이랑 자켓은 없었다. 난 왜이리 물건을 흘리고 다닐까?

근처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PC방에 갔다. 태국으로 메일을 쓰고 여자친구와 화상 채팅을 하고.. 그리고 나와서.. Suit case를 하노이행 버스를 예약한 여행사에 맡기고 전화로 잃어버린 신용카드와 은행 카드를 분실 신고 했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1588 번호로 걸 수 없다. 그래서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카드사들의 일반 전화번호를 다 알아낸 다음에야 분실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지갑에 Nanning행 기차표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기차를 못타고 여기서 바로 하노이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게 되었다. 밤 12시에 Guilin (계림)을 출발해서 아마도 아침에 국경을 넘고 정오쯤에는 하노이에 도착할 듯 하다.

여기 Café 사람에게 버스 시간 때문에 4-5시까지 좀 앉아있겠다고 했다. 이제 여기서 일기 타이핑이랑 사진 정리를 좀 하고 저녁에 PC방 가서 블로그에 일기와 사진을 좀 올려야지…

2박 3일간 묵었던 호스텔 방. 원래 도미토리인데 다른 손님이 없어 거의 싱글룸 같이 사용했습니다.

내가 묵었던 숙소 마당. 원래 현지 농장이었는데 네덜란드 부부가 사들여서 호스텔로 리모델링한 곳입니다. http://www.gigglingtree.com 강추..!!

일기를 쓰며..

양슈오 시내에서 리강(Li River)를 바라보며.. 아이스크림 하나..

상해에서 썼던 여자친구에서 보내는 엽서를 이 우체통에 넣어서 보냄..

음.. 계림 시내에서 하노이행 버스를 기다리며.. 한번 장난쳐봤음..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8 – 계림에서 둘째날

2008. 4. 29. (화) Day 8

AM 9:30
어제 너무 졸려서 일기를 쓰다 말고 잠이 들었다. 어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시계를 방에서 찾았다.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려서 시계가 방에 있다는 확신을 얻은 뒤… 한숨 더 자고 쉽게 찾았다. 물건을 하나씩 잃어버리고 있는데 시계마저..! 하고 절망하며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자전거를 타고 양슈오 시내로 나왔다. (숙소와 시내는 5km 거리) 어제와는 달리 천천히… 아주 천천히 폐달을 밟으며 아침 안개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너무나 아름다운 계림의 산 봉우리들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으며 그렇게 왔다. 그리고 예쁜 café에 와서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한 아침을 했다. (18원)

음… 어제 밤 PC방에서 사진 복구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USB에 담아서… 한 밤 10시쯤 자전거로 돌아오는데 시골길이 완전히 암흑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완전 산 속인데다 달도 뜨지 않아서.. 다행히 가방에 작은 손전등이 있어서 오락 가락하는 작은 손전등 불빛에 의지하여 5km의 중국 산골의 시골길을 자전거를 타고 왔다. 솔직히 무서웠음..! (그런데 그렇게 오면서 수많은 반딧불을 본건 정말 행운이다. 생전 처음으로 반딧불을 본다.)

오늘은.. 2시에 유명한 Li River 크루즈 투어가 있다. 끝나면 바로 호스텔로 가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어제 인사했던 다른 손님들과 함께… 다른 손님들은 모두 서양인인데 영어를 하지 않는 걸로 봐서 유럽 사람인 듯 하다. 이제 9시 45분인데 점심때까진 천천히 양슈오 주변 산책 좀 할까 한다. 이제 일어나서 나가야지…

PM 8:45
오늘은 아마도 최악의 날인 것 같다. 즐거운 여행을 하긴 했지만 Florida 재킷을 잃어버리고 지갑도 잃어버렸다. 찾을 방법도 없다. Xing Ping에서 계림의 절경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돌아오는 버스에 타기 직전에 내 지갑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난감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당장 양슈오로 돌아갈 버스비 5원도 없는데..

그런데 결국 이 일을 통해서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헌신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계곡에서 같이 미니 버스를 타고 Xing Ping으로 왔던 중국인들은 내가 지갑을 잃어버렸단 사실을 알자 5~6명 되는 사람들이 버스가 떠나는데도 타지 않고 날 도와주었다.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핸드폰으로 양슈오의 여행사에 전화해서 가이드를 연결하고 가이드가 전화를 받고 직접 스쿠터를 타고 달려와서 같이 지갑을 찾으러 가고… 결국 지갑은 못찾았지만 중국 사람들이 서양인에 대해서는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는 반면 피부색이 같은 나에겐 호기심이 많고 자꾸 무언가를 물어보고 문제가 생기자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내주고.. 너무 고마웠다.

지갑을 잃어버려서 마음이 너무 안좋다. 돈이 넉넉치 않아서 신용카드랑 은행 현금카드가 꼭 필요한데. 일단 태국에 있는 박종안 선배를 통해서 도움을 얻을 계획을 세웠다. 내가 인터넷 뱅킹으로 필요한 돈을 입금하면 선배가 달러나 Baht로 나에게 주는 방법을…

그런데 지갑 안에 있던 Nanning행 열차표는 너무 아깝다. 그리고 상해에서 여기까지 왔던 기차표들이랑 여자친구 사진도..

내일 여행사에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지갑 안에 여행사의 전화랑 주소가 적힌 투어 영수증이 있었으니까 착한 사람이 주웠다면 돌려주거나 전화라도 하겠지? 지갑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없다면 바로 하노이로 가는 버스를 알아봐야 한다. 내일 당일로 하노이에 간다면 가장 좋다. 그런데 Nanning을 거쳐야 한다면 일단 Nanning으로 가서 인터넷으로 필요한 일 다 처리하고… 다음날 하노이로 넘어가야지.

물건들 특히 지갑을 잃어버리는 문제는 내가 갖고 있는 문제가 확실하지만 나의 문제점을 통해서 무언가 말씀하시고자 하는 하나님께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지갑을 잃어버리고서 여행을 그만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을 하시는건 아닐까 고민했다. 그런데 지금은 여행 중에 사람들에게 더욱 겸손하고 죄에 대해 민감하고 영적인 감각을 다시 민감하게 하라는 말씀이 아닌가 싶다. 자기 전에는 기도를 꼭 해야지.

이제 들어가서 조용히 생각을 좀 해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숙소를 나오자 마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

숙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양슈오 시내까지 가는 길

양슈오 시내로 가다가 양어장에서 생선들을 막 잡아올린 중국인들입니다.

양슈오 시내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양슈오 시내는 대략 이렇습니다..^^

아침을 먹고 대나무 보트를 타고 Li River 투어를 했습니다. 나 혼자서 30분동안.. 3-4천원정도 했나? 아무튼 따뜻한 햇살 아래서..좋았음..

대나무 보트가 다시 양슈오로 돌아와서.. 보트를 태워준 중국인 아저씨와..^^ 정말 착해보이는 아저씨..

오후에 Li River Cruise에 가기에 앞서 계림에서 유명하다는 맥주에 절인 생선 요리 (Beer Fish)를 먹었는데 값은 비싸고 맛은 별로..

리강(Li River) 강가에서 대나무 보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대패질을 하던 한 아저씨의 portrait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한컷. 이 아저씨만 거의 5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는..

Li River Cruise. 보트 안에서 찍은 사진인데 프랑스 단체 관광객과 함께 보트를 타게 되었다는..

이런 멋진 풍경이 한시간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돈 20위안 지폐에 나오는 그 장면을 찍어봤습니다.

유라시아 여행 일기 Day 7 – 계림….^^

2008. 4. 28. (월) Day 7

AM 8:15
이번에 탄 기차는 너무 덜컹거린다. 밤새 잠을 많이 깼다. 일어났는데 놀랍게도 열차가 어제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마도 기차 선로 모양 때문에 어느 역에서 기관차만 떼어서 반대쪽에 기관차를 달고 가는가보다. 계림까지 6시간 남았다.

아침은… 롼워칸 옆에 딸린 식당칸에 가서 먹었는데 주방장이 먹으라고 하는 음식을 시켰는다. 면발은 우동인데.. 닭고기가 가득했다. 너무 느끼해서 반 정도 먹다가 그냥 나왔다. 먹는 도중에 기차가 한 역에 서길래 당장 달려나가서 콜라를 사왔다. 도착할 때까지 사사기를 다 읽어야지.

AM 10:40
심심하다. 아직 4시간이나 더 가야 한다.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 그리고 사우나에도 가고 싶다. 어제 상해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땀이 범벅이 되었는데 씻지도 못하고 그냥 자고 일어났다. 아침에 세수와 양치는 대충 했는데 까치집이 된 머리는 어쩔 수 없다. 그냥 물을 찍어 발라서 폈다.

PM 1:30
계림에 거의 다 와간다. 승무원이 표를 바꿔 주었다. 중국 기차는 침대칸 같은 경우에 대해서만 알지만.. 객차마다 차장이 있다. 기차에 탈 때 차장은 차표를 다 걷는다. 그리고 카드를 하나 준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침대로 와서 카드를 가져가고 다시 표를 돌려준다. 이를 “환표”라고 한다. (중국어 발음도 거의 “환표”에 가까워서 승무원이 환표 어쩌고 하면 그냥 표를 주거나 카드를 주면 된다.) 덕분에 내려야 할 역에 한 밤중에 도착하더라도 못내리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PM 11:20
Giggling Tree 게스트 하우스. 이곳은 네덜란드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고 손님들도 모두 서양인이다. 이곳에 체크인하고 뜰에서 쉬고 있는 손님들과 주인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까 계림역에서 내리고 바로 매표소로 가서 한 30분 줄을 서서 난닝행 기차표를 끊었다. 처음으로 스스로 기차표를 끊는 건데 잘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 게다가 표를 끊고 나오니 바로 양슈오(Yangshuo)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탔다. 이 버스는 시내를 천천히 돌며 태울 사람을 다 태운 후에야 양슈오로 향했다. 양슈오로 가는 길에 점점 멋진 산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인가.. 우연히 과학 잡지에서 계림이란 곳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 계곡, 산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을 계기로 오게 되어서 좋다. 양슈오에 도착한 후 빨리 PC방을 찾아야 했다. 뭇을 곳인 Giggling Tree의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를 또 잊어버려서.. 다행이었다. 인터넷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아서 전화번호를 메모한 뒤 택시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6 – 두 번째 중국 기차 여행..

 

2008. 4. 27 (일) Day 6

 

PM 1:45
오늘 5시 기차로 상해를 떠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민박집에 어떤 여자 자매가 있었다. 어제 밤 늦게 들어와서 오늘 아침 처음 봤다. 인사를 하고…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침 9시 30분에 있는 중국인 교회의 예배에 갔다. 인민광장역에서 바로 교회를 찾을 수 있었다. 교회에서 나누어준 성경을 보니 三自라는 말이 있는 걸로 봐서 여기는 삼자교회인 것 같다.

 

차갑고 냉정하게 보이던 중국인들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고 성경 보며 예배를 드렸다. 2001년에 훈춘의 중국인 교회에서 느꼈던 예배의 감동을 다시 경험했다. 옆자리의 중국인 아주머니와 간단히 눈 인사를 했다. 본문이 어디인지 몰라서 (주보가 없음) 손가락으로 시편이냐고 물어봤다. 본문은 시편 51:1~14 나에게 필요한 말씀 감사했다. 비록 설교는 한마디도 못 알아 들었지만 이미 한국을 떠나 중국을 여행 중에도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인 나. 회개의 심정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예배 중 중국어 설교가 꽤 길어 살짝 지루했다. 1시간은 더 되는 것 같다.

 

예배가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강대상 바로 앞으로 와서 무릎 꿇고 기도한다. 강대상 앞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었다. 중국어로 무언가를 말하며 기도하는 그들을 위해 나도 무릎 꿇고 기도하고 나와 지은이 함께 기도하기로 약속했던 대로 기도했다.

 

예배 후에 우연히 한 여자 목사님이 한 할머니에게 세례를 주는 장면을 봤다. 그 가족들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보고 괜찮을 듯 싶어 나도 디지털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었다. 교회 분위기가 참 좋다. 당연히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겉모습에서 풍기는 느낌은 참 좋다. 교회 여기 저기에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에 대한 많은 그림들이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복음이 왜곡되어 있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했다.

 

예배 후에 지하철을 타고 푸둥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푸둥에서 황푸강 Ferry를 타고 푸시로 건너왔다. (2원) 이 과정에서 페리 터미널을 찾느라 너무 걸어서 지쳐버렸다. 강을 건너가면 맛있는걸로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강가의 한 레스토랑을 눈여겨 봐뒀는데 막상 가보니 문 앞에 메뉴판도 없고 너무 비싸 보였다. 다시 조금 걷다가 중국인들이 가는 허름한 식당에 들어갔다. 영어로 Scrambled Egg with Tomato라고 된 음식을 밥, 콜라와 함께 주문했다. 입맛에 맞는다.

 

지금 난 난징 street에 앉아서 KFC 삥카페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너무 덥다. 민박집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얼른 집에서 나와야지.

 

PM 5:00
계림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이번에는 난닝(Nanning)행 열차이다. 민박집에서 짐을 갖고 나와 지하철을 타고 상해남역(上海南역)으로 왔다. 상해남 기차역은 정말 깨끗하고 고급스럽다. 인천 공항 수준으로.. 그런데 막상 기차를 탔는데 80년대 기차 같았다. 지저분.. 그래도 즐겁다.

 

역시 중국 기차 여행은 같은 칸 사람들이 중요한데 이번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청년이 있다. 그리고 내 윗 침대에는 한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군복을 입은 사람이 있는데 가족들이 기차가 출발하기 전 거의 20분 동안  창 밖에서 계속 서있다가 기차가 출발하니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의 눈은 이미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마음이 아프다. 수십억 중국인들도 모두 가족이 있고 사랑을 알고 사랑 받아야 하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한 명 한 명 모두 그분께서 창조하신 영혼들이다.

 

창가에 앉아있는데 기차가 너무 흔들려서 글씨 쓰기가 힘들다. 게다가 앞에서 한 아저씨는 도시락을 사서 매우 쩝쩝거리며 먹고 있다. 배고프다.

 

청도-상해 기차와는 달리 상해-난닝 열차에서는 중국어 같지 않은 말들이 많이 들린다. 물티슈를 suit case에서 미리 빼놓지 않았다. 내일 아침이 걱정이다. 수건도…!

 

상해의 한 삼자교회에서의 주일 예배

상해 삼자 교회의 현판 모습..

주일 예배가 끝나도 한 부부가 목사님과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무지 반갑게 인사했던걸로 봐서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 같았음..

주일예배를 드리고 푸둥이 보이는 강가로 나왔을 때..

상해에서 난닝까지 가는 기차. 난닝에 도착하기 5시간정도 전에 서는 계림역에서 내려야 함...

입영하는 군인인지..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는 중국인 가족. 그 어린 아들이 내 윗칸 침대를 썼다.

기차 침대에 누워서..^^ 기차 여행은 샤워를 할 수 없어서 찝찝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5 – 상해 둘째날.. Walking Tour

2008. 4. 26. (토) Day 5

PM 2:40
하루 종일 걸었다. 상해에서의 두 번째 날 무얼 할까 고민도 못해봤는데.. 민박집에 있는 Lonely Planet을 빌려서 거기 있는 프랑스 조계와 구 시가지 Walking Tour를 했다.

아참..! 어제 밤 이야기를 하자면.. 어제 커피를 마시고 민박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먹을 때까지 2시간 동안 웹 서핑, 사진 옮기기, 일기를 컴퓨터에 타이핑하기 등을 하고.. 저녁을 먹고 외탄 야경을 보러 나왔다. 상해 외탄의 야경은 정말 멋졌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산책을 했다. 삼각대도 가져가서 멋진 야경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런데.. 지하철로 인민광장역까지 와서 8호선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이미 막차가 지나간 뒤였다. 상해 8호선은 9:30에 막차가 있었다. 미처 서울 생각에 이렇게 일찍 지하철이 끊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으려고 지하철역 안내 데스크에 물어본 후 3번 출구로 나와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택시가 안잡힌다. 어느 쇼핑 센터 앞에 있는 택시에 물어보니 50원을 달라고 한다. 어이가 없었다. 지하철로 2정거장밖에 안하는데.. (상해 택시 기본 요금은 11원) 택시 기사와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아저씨가 타라고 한다. 일단 됐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오토바이도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아저씨를 찾았다. Laoximen까지 가는데 20원이라고 했다. 그래도 좀 비싼 것 같아서 15원으로 깎은 후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았다. 멀리 Laoximen역과 이마트가 보일 때 얼마나 반갑던지.. (사실 그때 밤 늦은 시간이라 약간 무서웠나보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건 잘한 것 같다. 돈을 아낀 건 둘째 치고 어렵게 살아가는 중국인 아저씨의 낡은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지저분한 헬멧을 같이 쓰고 열심히 달리면서 안되는 중국어로 몇마디라도 이야기 나눈 것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같은 방을 쓰는 한국인 아저씨와 앞집의 발 마사지 가게에 가서 25원에 피로를 풀고.. 방에 들어와서 푹 쉬엇다.

오늘은..?
아침에 같은 방 아저씨로부터 또 좋은 정보를 얻었다. 나의 다음 목적지인 계림 (Guilin)에 대한 정보와 양슈오 (Yangshuo)의 지도를 받았다. 덕분에 숙소도 일반 도시인 계림에서 양슈오의 멋진 시골 호스텔로 바꾸었다. 아침을 먹고… Lonely Planet에 나온 프랑스 조계지 Walking Tour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Shanxi Nanlu 역으로 갔다. 2시간 동안 지도를 보며 우아한 거리 풍경들을 감상하며 걸었다. Lonely Planet을 너무 따라한건지.. 책에 소개된 러시아 정교회 옆의 Grape 식당으로 들어가서 책에 소개된 Menu를 주문해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은 혼자서 중국 음식을 주문할 용기가 안난다. 쇠고기와 튀긴 꽈배기를 야채와 함께 데리야끼 비슷한 소스에 볶은 요리를 시켜서 콜라와 함께 먹었다. 27원.

점심을 먹고 나와서 나머지 남은 Walking Tour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예원이란 곳으로 갔다. 상해에서 택시는 처음 탄다. 예원 주변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이런 분위기가 싫었다. 거만한 모습으로 어슬렁거리며 물건들을 뒤적거리는 파란 눈의 관광객들.. 어떻게 보면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겠지만 일단 그 지역을 나와서 상해 구 시가지의 Walking Tour를 시작했다.

곧 재래시장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아무렇게나 걸어놓은 털 벗겨진 오리들. 신기한 과일들로 가득한 가게. 노점상에서 음식을 팔고 사먹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뭔가 사람들이 몰려있으면 어김없이 가서 어깨 너머로 구경하고, 너무 재미있고, 나도 여기선 그냥 평범한 중국인이고 싶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었는데 앞으로의 일정상 어쩔 수가 없다. Suit case에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

곤충과 새, 고양이, 강아지, 물고기 등을 파는 시장에 들어갔다. 구경을 하다가 커다란 앵무새를 쓰다듬는 한 아저씨에게 허락을 받고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필름 카메라라서 확인은 안되지만 처음 찍은 중국인 portrait 사진이 엄청 기대된다.

Portrait 사진을 많이 찍고 싶은데… 특히 중국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주름진 얼굴을, 그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흰 머리와 사회 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색 외투를 입은 모습을… 하지만 나도 상대방도 겁이 너무 많다. 나도 사진기를 들이대거나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을 꺼내기가 두렵고 그분들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즉시 눈을 피해버린다.

구 시가지 Walking Tour 도중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길을 잃었다. 알고 보니 민박집 근처. 역시 이마트에 와서 KFC에 앉아 삥카페 (냉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벌써 1시간째. 팔이 아프군.. 이제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다.

PM 7:00
지금 난 상해의 가장 높은 진마오 타워의 Observation Deck에 와있다. 황푸강과 푸둥, 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서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1시간 넘게 앉아서 일몰을 천천히 즐겼다. Sonny Clark의 색소폰 재즈 음악을 들어며…

상해는 참 아름다운 도시다. 내가 가봤던 중국의 어느 다른 도시들 보다 상해가 가장 아름답다. 중국 인민들의 삶, 그들의 미래도 상해의 풍경처럼 활기 넘치고 비전이 가득하며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상해의 한 시장 골목길..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건물.. 지금은 교회가 아니다.

혼자서 지도 한장 들고 상해 프랑스 조계 Walking Tour 도중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밥, 콜라 포함 3천원 정도.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 내부. Lonely Planet에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예뻤음~

다시 Walking Tour를 시작.. 상해 전통 방식으로 염색을 하는 곳을 발견했다.

염색 공장 마당에 널어 놓은 염색된 옷감들.

염색 공장 전시실 안으로 들어왔다.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이쁜 창가에 앉아서 물 마시면서 잠시 쉴 수 있음.

진마오 타워 observatory deck에서.

해지기 전의 푸둥 전경. (진마오 타워)

진마오 타워에서 본 상해의 야경.. 진마오 타워에는 해지기 전인 4시쯤 올라가서 구경을 하다가 5시쯤 서쪽을 향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천천히 구경하는게 좋다. 비록 의자나 이런건 없지만.. 난간에 걸터앉아도 편하기만 함..^^ 여기서 2시간동안 일몰도 보고.. 일기도 쓰고..

진마오 타워에서 내러와서.. 홍콩 누들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 누들 자체는 맛있었는데 다 먹고서 파리 한마리가 있는걸 봤다는..ㅡㅡ;

상해 지하철역에 이렇게 크게 지하철 역명이 써있다. 인민광장역..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4 – 상해… Shanghai…

2008. 4. 25. (금) Day 4

기차에서 잠을 깼다. 어제 중국인 아줌마께서 중국말을 많이 가르쳐주셨다. 저녁엔 청도에서 샀던 신라면 컵라면이랑 바나나로 저녁을 때웠다. 저녁을 먹고… 노트북으로 영화 “첨밀밀”도 보고.. 오대원 목사님의 책 “두려움의 집에서 사랑의 집으로”도 다 읽었다. 지금은 오전 9시 30분.. Shanghai까진 2시간 정도 남았다.

기차가 역도 아닌 곳에 자주 선다. 다른 기차들 길 비켜주려는 것 같은데 한번 서면 10분은 기본이다. 한국 같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법도 한데 중국 승객들은 정말 여유롭다. 아무 안내 방송 없이 기차가 15분, 20분을 그냥 서 있어도 침대에 누워서 자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책, 신문을 보는 등.. 각자 자기 할 일을 한다. 뭐 이런 건 2001년 중국에 처음 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 같다.

PM 3:20
상해 이마트 1층에 있는 뚜레주르…
기차가 상해역에 도착해서 내린 후 지하도로 내려가니 바로 지하철 입구가 있었다. 3원을 내고 차표를 사서 민박집이 있는 Lao Xi Men 역에서 내렸다. 상해 지하철은 잘 되어 있어서 갈아타는 법도 쉽다. 영어 Sign도 많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니 바로 EMART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돌아 아파트 입구로 들어간 뒤 9층으로 올라갔다. 민박집도 쉽게 찾았다. 민박집에 와서 Guilin(계림)행 기차표를 받고 방에 짐을 풀고 숙박비 잔금 82원을 계산했다.

잠시 쉬다가 나와서 급한대로 이마트 1층에 있는 KFC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나왔는데 길거리에서 한 식당 아저씨가 토끼 한 마리의 가죽을 벗기고 있었다. 그러더니 큰 가위로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르더니 손으로 내장을 다 끄집어 낸다. 토끼라는 동물이 순식간에 음식 재료가 되는 순간이다. 왜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걸까.. 저 토끼를 요리한 음식을 먹으래도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민박집에서 얻은 지도를 들고 임시 정부 청사를 찾아갔다.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렸다. 걸으면서 본 상해의 구 시가지는 청도와는 모습이 많이 달랐다. 뭔가 중국적인 특색이 별로 없는 청도에 비해 이곳은 정말 매력적인 골목과 기와지붕, 낡은 창문, 그리고 아무렇게나 걸어놓은 빨랫감으로 가득하다.

임시 정부 청사에 가니 역시나 하나투어 버스가 여러 대 서 있었다. 청사 안에 입장료 15원을 내고 들어갔다. 말로만 듣던 이곳을 와보다니..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무얼 하며 살았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이기적인 본성 때문에 한 기회 잡았다면 친일파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김구, 이승만… 이 분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봤다. 특히 서울에서의 마지막 주일날 “우리”지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기사가 나왔는데.. 대한민국 초창기에 주셨던 그분의 특별한 은혜를 지금 우리는 감사는 커녕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는건 아닐까..

기차 안에서 오대원 목사님의 책 “두려움의 집에서 사랑의 집으로”를 다 읽었다. 책을 보며 내 여행의 자세를, 특히 현지인을 대하는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민족적, 문화적 우월감, 그리고 적대심, 일단은 거리를 두고 접근하는 마음 모두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한 이런 마음을 모두 버리고 훌륭한 나라 중국을 방문한 겸손하고 작은 손님이자 나그네적인 자세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하나님이 나를 장차 보내실 곳, 그게 중국이든, 호주가 되든, 한국이든간에 사람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겠다고.. 오늘 상해 거리의 사람들은 정말 멋있어 보인다. 예전에 중국에 왔을 때는 조금 지저분해 보이고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임시 정부 청사를 나온 나는 역시 걸어서 골동품 거리로 갔다. 서울의 인사동쯤 되지만 파는 물건이나 건물들, 가게 풍경, 거리 모습들은 수십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물건을 사지는 않고 그냥 구경만 한 후 민박집 근처 Emart 1층에 있는 뚜레주르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커피값 18원.. 한국에 비해서는 좀 싼 편이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비싸게 느껴진다.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낡은 중국식 자전거 바구니에 노란 이마트 비닐 봉지를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중국의 아줌마 아저씨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나 뚜레주르 같은 것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한국의 국력이 이렇게 크구나.. 라고 생각을 할까..?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오대원 목사님의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나 중국인들이 갖고 다니는 삼성 핸드폰, 현대 소나타를 보는 건 한국의 국력이 아니라 단지 한국 기업의 능력일 뿐이고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정말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국력은 중국인을 마음에 품고 그들을 사랑하고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이 퍼져 나갈 때 비로소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민박집에서 저녁을 먹고 발 마시지도 한번 받고.. 저녁 야경 사진을 찍으러 삼각대 갖고 한번 나가 보려고 한다. 아.. 샤워도 좀 하고.. 여기 앉아서 창밖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기도하고 축복하고 있다. 이제 일어나야지..

난징 기차역에 서있을 때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기차 전광판을 찍었습니다..

중국 기차 잉워 (Hard Sleeper) 구성.. 맨 윗칸은 천장 때문에 누워있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맨 아래칸으로 표를 사야만..^^

상해 임시 정부 청사 정문 앞에서..

상해 임시 정부 청사 안..

당시에 사용하던 태극기

골동품 거리에서 본 공산 혁명 시대의 인형들

마작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 여가라기 보다는 돈이 오가는 도박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민박집 바로 앞에 있는 이마트

상해 외탄의 야경. 왼쪽에 있는 타워가

외탄 야경...

유라시아 대륙 여행 Day 3 – 첫번째 중국 기차여행…

2008. 4. 24 (목) Day 3

청도는 많이 변하지 않았다. 2005년 1월.. 그때 주로 있었던 JUSCO, 맥도날드, 청도역 앞 바닷가 같은 곳들을 가봤다. 어제 청도 항구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민박집으로 왔다. 한국 사람은 조선족이 하는 민박들 덕분에 정말 편하게 중국 여행을 할 수 있다. 보통 1박에 100원, 아침, 저녁도 주고 기차표 예약까지 수수료 없이 해주니까..

어제 민박집에서 좋은 분들을 만났다. 한 명은 배에서 내 바로 아래칸 침대에 있었던 아저씨 (35살)인데 어제 민박집 앞에서 내려 서성이고 있는데 내게 말을 걸었다. 민박집을 찾느냐고.. 같은 민박이었다. 이분은 저녁때 식기도를 하는걸 봤다. 밥 먹고 이야기 나누며 한국 교회 이야기를 많이 했다. 교회와 정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보다는 중국에서 복음적인 크리스천 사람을 만난 것 자체가 위로가 되고 좋았다. 이분과 (아직 이름도 모름) 저녁엔 같이 발 마사지도 받았다. 양화진 100주년 교회에 다닌다는데 정말 좋은 분 같다.

또 민박집엔 어떤 노부부가 묵고 있는데 중국 여행에 거의 모르는게 없는 분들이었다. 내가 보기에 여유 있게 여행하며 아직 건강이 있을 때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즐기는 분들 같았다. 그 할아버지 노트북을 조금 손봐드렸다. 답례로 난 베트남 지도를 얻었다. 이분들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육로 여행을 하셨다고 하면서 정말 귀한 조언들도 많이 들었다. Nanning에서 Hanoi까지 버스로 가는 방법도… 사실 Guilin(계림)에서 하노이까지 기차가 일주일에 2번밖에 없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하루에도 수시로 있는 버스 이야기를 들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 역시 하나님은 만날 사람을 만나게 하시는 것 같다.

오늘 아침밥을 먹고 대충 짐을 싸놓고 진교 Peer라는 곳으로 왔다. 314번 버스를 타고.. 완전 만원 버스였다. 이곳도 2005년 1월에 왔던 곳이다. 많은 것들이 그대로이다.

있다가 오후 3시 30분에 Shanghai행 기차를 타야 한다. 다시 해보는 중국 기차 여행. 기대가 된다. 음… 점심은 100주년 교회의 그 형제와 12시에 민박집에서 만나서 까르푸 Food Court에서 먹기로 했다. 오늘 Xian으로 간다는데 헤어지기 전에 이름도 물어보고 사진도 한 장 찍어야겠다.

PM 3:50
조금 전 청도에서 상해로 가는 열차가 출발했다. 2001년에 탔던 기차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잉워 맨 윗칸 침대라서 조금 걱정했다. 1층이어야 짐도 지키고 할텐데… 그런데 6명이 같은 칸을 쓰는데 착한 아줌마 아저씨 부부와 늙은 노부부가 함께 있다. 나머지 1명은 좀 이상한 표정의 아저씨다. 조금 걱정된다…

아까 일기를 썼던 맥도날드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어떤 중국인 여자 2명을 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다. 실제 중국인이 성경을 펴놓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 본다. 표정도 몰래 훔쳐봤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다. 마치 천국에 있는듯..

같은 칸의 중국인 아저씨가 토마토 하나를 주셨다. 입이 아파서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받아서 먹었다. 시지 않고 상당히 맛있었다. 기차 안에서 스피커로 중국 노래가 나온다. 좋은 느낌이다.

중국 사람은 차 마시는 걸 정말 좋아한다. 우리 칸에 탄 사람들도 기차가 출발도 안했는데 온갖 종류의 차를 꺼내놓고 서로 나누어 마신다. 좋은 습관 같다.

Shanghai 도착 시간을 몰랐는데 중국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내일 오전 11시 10분 도착이라고 한다. (물론 종이에 적어서 가까스로 물어봤음.)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어떻게는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칭다오의 스카이라인

칭다오 진교 Peer에서 좀 이상한걸 파는 사람을 발견.. 아주 작은 비닐 주머니 안에 작은 금붕어 2마리를 넣고 열쇠 고리를 달아서 파는 모습.. 비닐백엔 Beijing 2008 올림픽 로고가 선명한데.. 중국 사람들에겐 아주 인기가 있는듯 합니다.. 이걸 본 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만..ㅠㅠ

중국인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 칭다오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칭다오 시내에 아주 흔한 자동차.. 3륜차인데 마티즈를 많이 닮음..

칭다오 기차역 앞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썼습니다..

일기를 쓰고선.. 지도를 보며 내가 갈 곳이 어디쯤에 있나 확인..

이름을 모르지만.. 같이 점심먹고 헤어지기 전에 찍은 사진..

칭다오 기차역은 현재 확장 공사중이라 임시로 시팡 (四方, Sifang) 역이 칭다오 메인 기차역 역할을 하는중..

시팡역 내부 전광판. 영어 표기가 전혀 되지 않아 좀 헷갈렸지만 타야 할 열차편명 코드만 잘 보면 어디로 가야할지 다 알게 됩니다.

칭다오 시팡역을 떠나 상해로 가는 K296편 열차표

기차 외부 모습..